한화그룹이 미국 방위산업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현지 법인에 자금 약 4150억원을 투입한다. 최근 미 육군 차세대 자주포 시제품 제작 사업을 따낸 것을 계기로 현지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화, K9 공급 앞두고 美자회사에 4천억 투입
23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는 최근 미국 지상 방산 법인인 한화디펜스USA와 전략투자 법인 한화퓨처프루프의 유상증자에 잇달아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두 법인에 투입하는 자금을 합치면 2억9900만달러(약 4150억원)에 달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디펜스USA에 1억4900만달러(약 2068억원)를 지난달 투입했다. 지금까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이 법인에 투자한 누적 자금(1597억원)을 단번에 뛰어넘는 규모다. 지난 4월 출자한 921억원을 더하면 올해에만 3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한화디펜스USA에 들어갔다.

이번 투자는 최근 수주한 미 육군 기동전술포(MTC) 사업과 맞닿아 있다. 한화디펜스USA는 18일 미 육군과 K9 차륜형 자주포(K9MH) 시제품 6문 공급 계약을 맺었다. 기본 계약액은 1억30만달러로 향후 미 육군이 추가 12문 옵션을 행사하면 계약 규모는 최대 2억6290만달러로 늘어난다. 한화는 이를 위해 4월 미국 앨라배마주의 유휴 공장을 3년간 임차해 현지 시험 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미국 내 전략투자를 담당하는 한화퓨처프루프에도 그룹 차원의 자금 지원이 이뤄진다. 총 1억5000만달러(약 2082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지분 50%)가 절반을 책임진다. 한화오션·한화시스템(각 18.75%), 한화솔루션(12.5%) 등이 나머지 금액을 지분율에 따라 분담한다.

한화는 2024년 인수한 필리조선소를 중심으로 미국 해양 방산 사업을 확대하는 동시에 현지 방산업체 오스탈USA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한화디펜스USA는 오스탈USA 지분 100%를 인수하기 위해 기업가치를 10억5000만~12억달러로 산정해 비구속적 제안을 한 상태다.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