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 스크랩
-
댓글
-
공유
-
글자크기
-
프린트
Google 검색에서 한국경제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19일 중국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2.15%까지 떨어져 지난해 11월 하순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10년물과 30년물의 금리 차이는 약 0.5%포인트로 좁혀져 지난 2월 이후 최저 수준에 근접했다. 지난 14일 30년물 국채 선물 미결제약정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장기금리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 투자자들의 베팅이 늘어난 결과다.
중국 국채 랠리에 불을 붙인 것은 악화한 경기 지표다. 지난달 중국의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투자 지표가 일제히 시장 전망치를 밑돌면서 추가 경기부양과 통화완화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경기 회복이 지연될수록 금리가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만기가 긴 국채를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뤼핀 중타이증권 애널리스트는 10년물과 30년물 간 금리 차 축소를 올해 남은 기간 위험 대비 보상이 가장 좋은 거래로 꼽았다. 중타이증권은 30년물 국채 금리가 향후 2%까지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량쉬 국련민생증권 애널리스트도 4분기 30년물 금리가 2.0~2.05%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문제는 국채 강세가 중국 경제에 반드시 좋은 신호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시중에 풀린 돈이 기업 투자와 소비로 흘러가지 않고 채권 등 금융자산에 머물고 있다는 의미여서다. ‘경기 부진→통화완화 기대→국채 매수→장기금리 하락’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고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레이먼드 청 스탠다드차타드 북아시아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중국 경제에서 아직 내수 주도의 뚜렷한 회복 신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다른 주요국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영하는 것과 달리 중국 시장은 계속 금리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과 주요국 간 금리의 ‘디커플링’이 심해지는 것도 부담이다. 중국 금리는 떨어지고 미국 등 주요국 금리가 오르면 금리 차가 확대돼 중국에서 해외로 자금이 빠져나가고 위안화 가치가 하락할 가능성이 커진다. 장·단기 금리 차가 지나치게 좁아지면 예금과 대출 금리 차이로 돈을 버는 중국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도 악화할 수 있다.
향후 변수는 중국 정부의 추가 부양책과 채권 공급이다. 상반기 지연됐던 지방정부 채권 발행이 3분기 사상 최대 규모로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단기적으로 국채 가격 상승세가 꺾일 가능성이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대규모 채권 공급이 소화된 뒤에도 경기 회복세가 뚜렷해지지 않는다면 장기금리의 하락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한경 프리미엄9의 모든 콘텐츠는 한국경제신문의 저작물로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사전 허가 없는 무단 전재·복제·배포·캡처 공유·AI 학습 활용 및 상업적 이용을 금합니다.
위반 시 서비스 이용 제한 및 민형사상 법적 책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