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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건설사가 틈새시장을 공략해 올해 수도권에서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10대 건설사가 서울 대형 사업지를 사실상 독식하는 가운데 경기와 인천권에서는 중견 건설사가 1000가구 안팎의 중대형 현장을 확보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두산건설은 올 상반기에만 정비사업 10곳에서 2조6426억원을 수주하며 업계 5위에 올랐다. 동부건설, 반도건설, 극동건설 등도 수주 잔액을 확대하고 있다.

◇수도권 중형 현장 잇단 수주

1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수도권 정비사업에서는 가격 경쟁력과 시공 완성도를 앞세운 중견 건설사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남광토건과 극동건설은 지난달 인천 미추홀구 동아아파트 가로주택정비사업 시공권을 확보했다. 지하 5층~지상 39층, 6개 동, 994가구 규모다. 공사비는 2983억원이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참여해 인허가와 자금 조달 부담을 낮춘 사업장이다. 두 회사가 주택 브랜드를 ‘하우스토리’로 통합한 뒤 처음 수주한 정비사업이다.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는 투표에 참여한 조합원 360명 가운데 326명이 찬성할 정도로 높은 호응을 얻었다.
[단독] 의정부·구로…정비사업 틈새 뚫는 중견건설사
동부건설은 서울 중랑구 신내동 모아타운 시공사로 선정됐다. 지하 3층~지상 29층, 10개 동, 904가구(공사비 3341억원) 규모다. 모아타운 권역 내 복수 구역을 묶어 통합 개발하는 방식이다. 동부건설은 구로구 고척동과 금천구 시흥동, 서초구 방배동 등에서도 소규모 정비사업을 잇달아 수주하며 실적을 쌓고 있다.

두산건설은 2분기 경기 의정부 가능3구역 재개발(1600가구·4831억원)을 확보했다. 사업성과 분양 여건을 고려한 ‘선별 수주’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틈새시장 공략을 병행하는 전략이다.

반도건설은 지난달 의정부 가재울구역 재개발 시공권을 따냈다. 최고 35층, 698가구 규모로 공사비는 2203억원이다. 조합은 주택 시공 경험과 ‘반도유보라’의 특화 설계, 커뮤니티 구성 등을 선정 이유로 꼽았다. 재무 안정성과 안전관리 실적도 주요 평가 요소로 작용했다. 반도건설은 올해 정비사업 조직을 재정비하고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입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지난달 경기 성남 태평3구역 공공참여 재개발(2480가구)을 IPARK현대산업개발과 컨소시엄으로 수주했다.

◇‘공사비 경쟁력’ 앞세운 차별화

올해 도시정비 시장에서는 대형사와 중견사 간 전략 차이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건설사는 서울의 하이엔드 재건축·재개발을 중심으로 수주하며 전체 수주액의 약 85%를 차지했다. 현대건설, GS건설, 삼성물산 등 상위 3개사는 상반기에만 약 20조원을 수주했다. 서울 압구정, 성수, 여의도 등 조 단위 사업장은 사실상 대형사 몫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반면 중견 건설사는 수도권 외곽과 중소형 사업장으로 눈을 돌리며 수주를 확대하고 있다. 이들이 내세우는 핵심 경쟁력은 가격이다. 공사비 인상이 사업 지연의 주원인으로 지목되는 상황에서 조합은 브랜드보다 도급 조건을 우선적으로 따지는 추세다. 중견사가 3.3㎡당 공사비를 낮춰 제안하면 조합원 분담금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실수요자는 검증된 중견사의 합리적인 가격대와 안정적인 시공 품질을 기대할 수 있다.

건설사로서도 리스크가 큰 지방 사업장보다 수도권 정비사업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7464가구로, 이 가운데 72.1%인 4만8694가구가 지방에 집중돼 있다. 수도권에서 시공 실적과 브랜드 인지도를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한 중견 건설사 도시정비 담당 임원은 “500~1500가구 규모 도시정비사업에서 중견사의 가격 경쟁력이 가장 잘 발휘된다”며 “수도권에서 시공 실적과 브랜드 인지도를 쌓기 위해 수주를 더욱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유오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