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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부품사 독자기술 담은 사업계획서 요구
투자 지지부진하던 부품사들 로봇 사업 전환 움직임
○“단가 파괴 위해서는 협력사 투자 절실”
비단 A 회사만의 일이 아니다. 1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200여개 현대차 1차 소재·부품 협력사들은 각 사의 독자 기술과 청사진을 담은 '휴머노이드 사업계획서'를 현대차에 제출했다. 현대차는 중견·중소 부품사들이 당장의 납품 실적에 치중하느라 로봇 사업에 충분히 투자하지 못한다고 보고 사업계획서 제출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중견·중소기업의 휴머노이드 분야 투자는 지난해까지 지지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단순 거래 관계를 넘어 기술 지원과 로봇 사업 교육 등을 전방위로 제공해 부품사들의 로봇 산업 전환을 적극 유도하겠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현대차는 중장기적으로 로봇 사업의 매출 비중을 주력산업인 자동차사업과 유사한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 초기 단계 시장 선점이 중요한 만큼 속도전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통해 2028년 연 3만 대 양산을 시작으로 휴머노이드 공급에 나설 방침이다. 승패를 가를 핵심 열쇠는 ‘원가 경쟁력’과 ‘안정적 공급망’ 확보다. 하지만 현대차 단독으로는 불가능한 과제다. 휴머노이드 원가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핵심 구동부인 액추에이터만 해도 중소·중견 부품사들이 전담 생산해야 할 영역이다. 각종 모터, 센서, 하우징 시스템 등도 마찬가지다. 현대차는 현재 대당 10만 달러를 웃도는 휴머노이드 가격을 2만~3만 달러 수준으로 낮춰야만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각 소재와 부품 단가가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져야 한다. 중소기업들이 소재 및 공정 연구개발을 통해 단가를 파격적으로 낮추지 않는 이상 로봇 완성품의 원가 경쟁력 확보는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중견·중소 업체들이 양산공장에 대한 투자 비중을 늘려 충분한 공급량을 갖춰주는 것도 현대차로서는 필수적이다.
○ N차 협력사·로봇 전문업체로 확대되는 로봇 투자
1차 협력사들은 각자의 과제를 다시 2, 3차 협력업체에게 전달하고 있다. 로봇 업체 투자 및 연구개발 움직임이 하위 협력사들로 연쇄 전달되며 국내 자동차 부품 업계 전반의 사업 구조 재편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완성차 공급망 내 기존 자동차 부품사뿐만 아니라, 원천 기술을 보유한 전문 로봇 기업의 현대차 로봇 밸류체인 편입도 이뤄지고 있다. 로봇 전문성이 부족한 협력사들이 에스비비테크, 에스피지(SPG), 유일로보틱스 등 전문 로봇 부품 기업에 협력을 요청하면서다. 각종 로봇 스타트업도 자동차 부품 협력사와 공동 사업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산화 생태계가 성공적으로 조성된다면, 자동차 못지않은 국내 밸류체인이 만들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도이치뱅크 등에 따르면 글로벌 휴머노이드 연간 출하량은 2025년 2만 대(시장규모 약 1조 4000억 원)에서 2030년 100만 대(약 35조 4000억 원), 2035년 600만 대(약 127조 4400억 원)로 급성장할 예정이다. 1가정 1휴머노이드가 이뤄질 2050년에는 연간 1억 대 이상이 보급되며 약 2124조 원의 시장이 만들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전 세계 최대 단일 산업인 자동차 산업에 육박하는 수치다. 벨류체인이 제대로 만들어진다면 이중 상당 비중을 한국이 차지할 수 있다. 한 자동차 부품 중견업체 대표는 “한국이 그동안 누적해서 쌓아온 완성차 제조 생산 노하우가 휴머노이드에 적극 활용된다면 전 세계 최고 수준의 휴머노이드 밸류체인이 만들어질 수 있다”며 “중국과도 충분히 경쟁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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