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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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중국 충칭 반도체 패키징(후공정) 공장의 지분 매각을 위한 검토에 들어갔다. 지분 가치만 약 30억달러(약 4조 2000억원)에 달한다. 경기 용인과 충북 청주에 대규모 팹을 짓고 있는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전쟁에서 주도권을 굳히기 위해 사업구조 재편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9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자문사들과 충칭 공장의 지분 처리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계 펀드와 현지 반도체 기업 등이 잠재적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SK하이닉스가 지분 전량을 매각하거나, 일부 지분을 팔고 잔여 지분을 계속 보유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2014년 충칭 공장을 완공한 이후 줄곧 지분 100%를 보유했다. 패키징을 담당하는 이곳은 우시(D램), 다롄(낸드) 공장과 함께 중국 현지의 3대 제조 거점으로 꼽힌다. SK하이닉스 전체 낸드플래시 패키징 물량의 약 40%를 생산할 수 있는 대규모 생산 라인을 갖추고 있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국내와 미국을 중심으로 생산 거점을 재편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 공급난에 대응해 대규모 팹 가동 시점을 앞당기는 상황에서 지분 매각으로 추가 자금을 확보한 뒤 생산 기지를 집적화해 효율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600조원, 청주캠퍼스에 100조원을 투입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팹 4개가 들어서는 용인 메가클러스터는 300㎜ 웨이퍼 기준 월 생산량이 120만 장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SK하이닉스 전체 생산량에 맞먹는 규모다. 청주캠퍼스는 낸드를 중심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D램을 아우르는 반도체 클러스터로 만드는 게 목표다. 낸드 생산 기지 M17을 증설하는 데 이어 2028년 가동을 목표로 첨단 패키징 공장(P&T7)을 짓고 있다.

빅테크의 현지 생산 요구에 대응해 미국 인디애나주에도 2028년 가동을 목표로 첨단 패키징 시설을 건설하고 있다.

거세지는 미국의 대중국 제재가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도 있다. SK하이닉스는 그동안 미국의 제재 영향으로 중국 현지 공장에 차세대 패키징 장비를 투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왔다.

업계 관계자는 “AI 시대로 넘어오면서 대량의 고부가가치 메모리를 고객사에 적기에 납품하는 역량이 중요해졌다”며 “고도화한 생산 거점을 빠르게 확보하는 것이 향후 반도체 패권 전쟁의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