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1초의 약탈자'인가 유동성 공급자인가…증시 흔드는 초단타 매매(HFT)
한국 주식시장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연출되는 극심한 장중 변동성의 이면에 초고속 컴퓨터 알고리즘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000분의 1초(밀리초) 이하의 극히 짧은 찰나에 수백, 수천 번의 주문과 취소를 반복하는 고빈도매매(HFT·High Frequency Trading)가 증시를 교란하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되면서다.

학계와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HFT가 호가 스프레드(매수·매도 가격 차이)를 좁히고 시장 유동성을 공급하는 순기능이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실질적인 한국 주식시장의 생태계에서는 정보와 통신 속도에서 절대적 열위에 있는 개인 투자자를 제물로 삼는 '합법적 약탈자'에 가깝다는 비판이 지배적이다. 해외 선진국들이 HFT 전용 규제와 등록제를 도입해 감시망을 좁힌 것과 달리, 국내 증시는 명확한 규제 공백 속에 방치돼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 가치 대신 '0.001초 속도전'…오버나이트 리스크 '0'

고빈도매매(HFT)는 컴퓨터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초당 수백 번에서 수천 번에 이르는 대량의 매수·매도 주문을 자동으로 실행하는 첨단 매매 기법이다. 주식 시장의 전통적 투자가 기업의 실적 성장성이나 펀더멘털, 내재 가치 분석에 기반한다면, HFT는 오로지 주문 처리 속도(Latency)와 미세한 호가 불일치만을 수익의 원천으로 삼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