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사진=연합뉴스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사진=연합뉴스
SK하이닉스 주가가 한 달여 만에 반토막 난 가운데 증권가의 향후 주가 전망이 극단으로 갈리고 있다. 하반기 메모리 수요 둔화와 공급 부족 예상이 동시에 나오면서 목표가는 최소 148만원에서 최대 470만원으로 세 배 넘게 벌어졌다.

30일 금융정보 플랫폼 에픽AI에 따르면 BNK투자증권은 전날 발간한 보고서에서 SK하이닉스에 대한 목표가를 기존 185만원에서 148만원으로 낮췄다. 앞서 이 증권사는 지난 8일 SK하이닉스 주가가 207만6000원일 때 목표가 185만원을 제시해 사실상 '매도'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이번에 목표가를 낮춘 이유는 하반기 메모리 수요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 주가가 지난달 기록한 전고점(298만7000원) 대비 50% 넘게 급락했으나 반등폭 역시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경기가 악화하며 4월 말 이후 낸드 현물 가격이 하락 추세고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경기선행지수도 동시에 하락 전환했다"며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클라우드 사업자)들의 인공지능(AI) 설비투자 방식도 가성비를 높이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계획된 투자금의 대부분을 차입에 의존하는데 금리 상승과 자금시장 불안으로 자금 조달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며 "수요 흐름 둔화 추세에도 불구하고 제조사들은 장기 수요 낙관 속에 연달아 대규모 신증설 투자를 발표하고 있어 향후 공급 과잉으로 전환될 우려가 크다"고 짚었다.

다른 증권사들도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을 계기로 목표가를 잇달아 낮추고 있다. 키움증권이 SK하이닉스 목표가를 260만원에서 220만원으로 내렸고 NH투자증권대신증권도 각각 410만원에서 340만원, 390만원에서 32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삼성증권과 신한투자증권 역시 SK하이닉스 목표가를 각각 350만원에서 300만원, 420만원에서 270만원으로 낮췄다.

반면 목표가를 오히려 올려잡은 증권사도 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3분기에도 메모리 가격 상승이 실적을 견인할 것"이라며 SK하이닉스 목표가를 기존 380만원에서 470만원으로 24% 상향 조정했다.

SK하이닉스가 전날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2분기 실적을 발표했으나, 이는 수요 둔화가 아니라 출하 시점 이연에 따른 것으로 향후 실적은 개선될 것으로 판단했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57%와 557% 증가한 79조3000억원, 60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다만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치인 64조원을 밑돌았다.

채 연구원은 "3분기는 D램 가격상승률이 20%를 기록하고 올해 D램 비트그로스(Bit Growth·비트당 출하량 증가율)도 20% 중반으로 기존 추정을 웃돌 것"이라며 "이를 반영해 올해와 내년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를 270조원과 418조원으로 각각 10%와 11% 상향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장은 의심을 반영하고 있으나, 견고한 펀더멘털(기초체력)은 실적으로 증명되고 있다"며 "단기적인 주가 변동보다 기업가치와 이익의 방향성에 주목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