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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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사모펀드 운용사인 A사는 최근 서울 강남에 있는 한 의료기기업체에 20억원 규모 지분 투자를 제안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바탕으로 심전도 데이터를 분석해 10여 개 질환을 진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 가치가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회사는 A사 제안을 거절했다. 벤처캐피털(VC)의 투자를 받기로 하면서다. 초격차 기술특례 상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정책펀드도 ‘벤처투자’로 인정 못 받아

초격차 기술특례는 국가전략기술 보유 기업이 기술평가기관 한 곳에서 A등급을 받는 것만으로도 상장이 가능하도록 한 제도다. 시가총액이 1000억원 이상이면서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벤처기업법)상 적격투자기관으로부터 5년간 누적 100억원 이상을 유치하면 이 특례를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A사 같은 일반 운용사는 VC와 달리 적격투자기관이 아니라 초격차 기술특례에 보탬이 될 수 없다.

모험자본 활성화를 뒷받침해야 할 벤처기업법이 오히려 금융회사의 유망 기업 투자를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 전통 금융회사의 모험자본이 법률상 ‘벤처투자’(적격투자)로 인정받지 못하면서다. 전문가들은 1997년 제정된 벤처기업법이 시장 흐름을 따라오지 못해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