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AI 투자 확대 '승부수' 던졌는데…주가 4% 빠진 이유
구글이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를 둘러싼 시장의 우려에도 "수익률이 매력적으로 보이는 한 투자를 계속하겠다"고 22일(현지시간) 밝혔다. 알파벳(구글 모회사)는 2004년 상장 이후 첫 분기 적자도 기록했다. 한국 반도체 기업들에게는 호재로 평가되지만 구글 주가는 지나친 AI 투자에 대한 우려로 시간외 거래에서 4% 가량 하락했다.

구글은 이날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설비투자(CAPEX) 전망치를 기존 1800억~1900억달러에서 1950억~2050억달러로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아나트 야슈케나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여전히 공급 제약 환경에 놓여 있다"며 "외부 클라우드 고객뿐 아니라 회사 전체에서 매우 강력한 수요를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내 AI 인프라 수요조차 공급을 초과하고 있다는 의미다.

야슈케나지 CFO는 공급 부족 해소를 위해 3분기부터 제3자 인프라 활용을 확대하겠다는 전략도 언급했다. 네비우스, 코어위브 등 이른바 '네오클라우드' 업체를 활용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2분기 설비투자는 449억달러로 전 분기 대비 26%, 전년 동기 대비로는 100% 급증했다. 이 중 60%는 서버, 40%는 데이터센터 및 네트워킹 장비 구축에 투입됐다.

투자 확대의 배경에는 클라우드 사업의 높은 성장세가 있다. 2분기 구글 클라우드 매출은 248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1.8%, 전 분기 대비 23.6% 증가했다. 클라우드 수주잔고는 전 분기보다 약517억달러 늘어난 5140억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공격적인 투자는 재무제표에도 흔적을 남겼다. 구글의 2분기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59억달러로 적자 전환했다. 2004년 상장 이후 분기 기준으로 현금흐름이 적자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장의 반응은 엇갈렸다. 구글 주가는 실적 발표 후 시간외 거래에서 등락을 거듭하다 한때 4%까지 하락했다. 지나친 자본지출에 대한 우려와 함께, AI 모델 개발 속도에 대한 실망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구글은 전날 제미나이 3.6 플래시, 3.5 플래시라이트, 3.5 플래시 사이버 등을 공개했지만, 정작 주력 모델인 제미나이 3.5 프로는 아직 개발 중이라고 이날 밝혔다. 차세대 모델인 제미나이4는 사전학습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우려에도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장기 투자 기조에 자신감을 보였다. 피차이 CEO는 "2027년 컴퓨팅 용량 투자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오히려 1년 전보다 상황이 나아진 것 같아 자신감을 갖고 투자를 진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