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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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핀테크 스타트업 '코르기(corgi)'가 올해 자산운용으로 사업을 확장한 뒤 170여 개에 달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출시했다. 신생 운용사가 이처럼 단기간에 대규모 ETF 라인업을 구축할 수 있었던 것은 미국 ETF 시장의 진입장벽이 낮아진 결과로 풀이된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르기의 자산운용사업부인 '코르기 펀즈(corgi funds)'가 미국 시장에 상장한 ETF 라인업은 전날 기준 총 175개에 달한다. 2024년 설립된 코르기는 AI 기반 보험업체로 출발해 올해 들어 ETF 발행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코르기펀즈는 올해 초 첫 패시브 ETF를 출시한 데 이어, 지난 5월 6일에는 액티브 ETF 34개를 동시에 상장시켰다. 이는 미국 ETF 산업 역사상 단일 최대 규모다. 해당 운용사는 지난달 첫째 주에도 단 한 주 동안 50여 개의 펀드를 새롭게 선보이는 등 상품을 연이어 상장했다.

투자 대상은 섹터형 주식 ETF부터 도시·테마 특화 액티브 ETF, 채권 ETF, 레버리지 상품까지 다양한 테마를 접목했다. 최근에는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SK하이닉스 ADS(미국예탁주식)의 하루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코르기 SK하이닉스 2X 데일리 ETF'를 출시했다.

이같은 성과는 미국이 ETF 시장 활성화를 위해 실시한 적극적인 규제 완화 정책이 밑받침 됐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ETF가 특정 조건을 충족할 경우 운용사가 규제기관의 복잡한 면제 요청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시장에 신속히 진입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미국 ETF 시장 규모는 2019년 4조 달러에서 2025년 12조 달러로 급증했다.

다만 우후죽순 늘어난 상품 출시가 곧바로 흥행으로 이어지지는 않는 만큼, 향후 행보를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규 출시된 펀드 대부분이 운용 이력이 짧은 데다가, 충분한 자금을 유치하지 못할 경우 조기 청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르기 펀즈는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붐을 타고 단기간에 수십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만큼, 회사의 재무적 지속 가능성과 신생 ETF 라인업의 장기 생존 가능성(자산 유치·유동성 확보 등)은 앞으로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