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밖으로 넓어지는 도시에서 안으로 깊어지는 도시로
서울의 미래를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버려야 할 질문이 있다. "인구가 줄어드는데 왜 서울의 가치는 계속 오르는가." 절반만 맞는 질문이다. 인구가 줄면 수요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더 작은 단위로, 더 세분화된 형태로, 더 핵심적인 공간으로 압축된다. 서울의 문제는 수요의 소멸이 아니다. 변화한 수요를 담아낼 도시 구조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는 데 있다.

한국의 도시 개발은 오랫동안 확장을 전제로 움직였다. 산업화와 인구 증가가 숨 가쁘게 진행되던 시절, 과제는 부족한 주택과 기반시설을 얼마나 빨리 공급하느냐였다. 강남·목동·노원으로 대표되는 이른바 0기 신도시와 1기 신도시가 들어서던 시기에는 인구와 가구가 동시에 늘었고, 개발의 성패는 확장의 속도로 평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