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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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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 같은 실수를 개인투자자들이 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인터뷰에 임하게 됐습니다."

지난해 한경스타워즈에서 53%의 높은 수익률을 올린 '재야의 고수' 김기완 한국투자증권 인천PB센터 프라이빗뱅커(PB)에게 연락하자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대회 당시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을 제치고 1등을 차지했지만, 그런 그에게도 올해는 가혹했다. 상반기 극심한 반도체 쏠림 장세로 인해 기대만큼의 수익률을 내지 못했다.

그럼에도 그는 이번 경험을 '성장통'으로 삼았다. "이번 장세를 철저히 복기해 하반기 도약의 발판으로 삼으려고 한다"며 "이번 장세에 배운 교훈과 생존법을 다른 투자자들과 나누고 싶다"고 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대형주 한계 단정지어선 안돼"

"삼성전자 주가 이렇게 오를 줄은"…주식 고수의 반성문
▶작년 한경 스타워즈에서 50%가 넘는 수익률을 냈습니다. 최근 가장 큰 수익을 낸 톱3 종목은 무엇인가요?
"대회 때와는 다르게 올해는 코스피지수 대비 굉장히 부진한 수익률을 냈습니다. 이를 복기하면서 저와 같은 실수를 다른 분들이 하지를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인터뷰를 하게 됐습니다. 상반기에 가장 큰 수익을 낸 종목은 SK하이닉스입니다. 나머지는 대주전자재료와 엑시콘을 담았는데, SK하이닉스가 워낙 수익률이 높아 '원톱'으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말씀하시는 실수가 어떤 건가요?
"'어떤 종목이든 생각보다 더 많이 상승할 수 있고, 생각보다 더 많이 하락할 수 있다'는 점을 놓친 것입니다. 예컨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전기 등 대형주는 대부분 상승폭이 제한적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강력한 트렌드가 형성될 경우에는 이번 장세처럼 전과 다른 상승폭을 보여주고, 이후에도 추가 상승하는 경우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대형주라고 해서 함부로 한계를 단정지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중소형주는요?
"반대로 최근 소외된 섹터들의 경우 어느 정도 하락했다면 '이제 어느 정도는 반등하겠지'라는 나이브한 생각으로 접근한 경우가 있는데, 이것도 치명적 오류가 될 수 있습니다. 주가가 생각보다 더 많이 빠질 수 있다는 것을 늘 염두에 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많이 빠졌으니 반등하겠지'라는 생각보다는 '많이 빠졌는데 어떤 이유로 어느 시점에 반등할거야'라는 시나리오를 가지고 접근해보고, 시나리오가 틀렸을 경우 추가로 더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해야 합니다. 두 사례 모두 제가 최근에 직접 겪으며 뼈저리게 느낀 것들이기에 다른 개인투자자 분들도 이를 잘 염두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반도체 50%, 에너지·전력기기 30%"

▶올 하반기 국내외 장세는 어떻게 전망하시는지요?
"이번 대세 상승장을 이끌어 온 인공지능(AI) 트렌드가 당분간 주도주 역할을 지속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AI 관련 대장주들은 여전히 절대적으로도, 글로벌 피어와의 비교로도 실적 대비 고평가된 상태가 아니므로 쉽게 무너질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특히 미국·이란 전쟁이 마무리 국면으로 들어가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약간 완화된다면 강한 랠리가 추가로 더 이어질 가능성도 꽤나 높습니다. 한국과 미국 모두 AI 관련 종목으로 쏠림이 지속될 것을 대비하고 있습니다.

다만 상승·하락 종목 수 비율을 나타내는 ADR(주식등락비율)이 역사적으로도 가본 적 없는 수준까지 하락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다른 종목으로 상승세가 확산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AI 산업 트렌드와 관련성이 높은 기업들이 더 빨리, 그리고 많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하반기 포트폴리오는 어떻게 짜고 계신가요?
"일단 AI 트렌드의 선봉장인 반도체 대형주들은 계속해서 높은 비중으로 가져갈 예정입니다. 다른 종목들에도 기회가 있겠지만, 결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무너지지 않는 선에서 우상향해줘야 다른 기회도 발현될 것으로 봅니다. 반도체 대형주는 30~40% 정도로 꾸준히 가져가고, 메모리 종합반도체(IDM) 기업들의 투자 수혜를 입을 수 있는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들도 10~20%의 비중을 유지할 예정입니다. 반도체 섹터 전체로 보면 50% 안팎의 비중을 가져가는 것이죠.

추가로 전력기기·신재생에너지 등 AI 데이터센터 관련 섹터와 밸류체인에 20~30%의 비중을 가져갈 계획입니다. 최근 반도체 수급 쏠림으로 인해 굉장한 성장성과 입지를 가진 기업 중에서 조정 폭이 생각보다 컸던 곳이 많습니다. 이들 기업을 적절한 가격에 매입한다면 전고점 수준까지만 보유해도 굉장히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습니다."

▶나머지 20%는 어디에 투자하면 좋을까요?
"남은 비중은 현금과 소외된 섹터에 투자할 계획입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ADR이 너무 낮아진 상태이기 때문에 다른 섹터에서도 충분히 반등이 나올 수 있습니다. 소비재, 바이오 등 굉장히 저평가된 섹터에 20% 내외의 비중을 투입해 강한 반등을 노려보려고 합니다. 특히 바이오 섹터는 유독 소외가 심했는데, 기업들의 펀더멘털은 과거 대비 굉장히 좋아졌기 때문에 좋은 종목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라고 봅니다."

"이미 나온 데이터도 다시 보자"

▶종목 발굴을 할 때 어떤 요소를 가장 많이 참고하시나요?
"기본적으로는 개별 기업의 펀더멘탈을 기반으로 투자를 많이 진행해왔습니다. 추가로 기업 가치를 평가할 때 '향후 성장할 이익 대비 주가수익비율(PER)이 얼마나 낮은가'를 주로 생각해서 선별합니다. 다만 최근 시장에선 큰 그림의 매크로와 섹터를 보고, 그 섹터의 대장주를 선별하는 탑다운 방식이 수익률을 높이는 데 훨씬 더 중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약간 늦었을 수는 있지만, 최근 시장에 맞게 방법을 조금 바꾸어 탑다운 방식을 많이 접목하는 중입니다."

▶투자 포인트를 찾는 나만의 방법이나 기준이 있다면요?
"개인적으로 소비재 투자를 할 때에는 실제 제품을 사용해보고, 백화점과 올리브영 등 판매채널을 직접 가보면서 느끼는 것을 통해 투자 아이디어를 얻은 적이 많습니다. 추가로 남들이 계속 추적하지 않는 트렌드 데이터를 살피는 것도 굉장히 좋아합니다. 시장 관심이 덜한 섹터의 경우 이미 데이터가 좋게 나오고 있는데도 시장이 이를 반영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구체적인 사례가 있나요?
"과거 카지노·호텔 업체인 파라다이스를 통해 큰 수익을 거둔 경험이 있습니다. 외국인 입국자 수와 카지노 월별 실적 데이터는 굉장히 좋아지는데, 섹터 애널리스트들마저 이를 분석에 반영하지 않던 시기가 있었죠. 당시에 이를 사전에 파악해 투자를 집행했고, 실적 서프라이즈를 기반으로 주가가 우상향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관심이 덜한 섹터의 경우 이미 나온 데이터를 통해 시장이 반영하지 않은 숨은 가치를 찾을 수 있습니다."

▶아직 AI의 밸류체인에서 주목받지 못한 섹터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섹터가 아직까지 AI 밸류체인 내에서 온전하게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원전과 전력기기 섹터는 이미 AI 트렌드 초기부터 주가가 상승했는데, 신재생에너지 섹터는 간헐성이라는 약점 때문에 AI 데이터센터에서 많이 활용되지 못할 수 있다는 편견으로 즉각적인 주가 반영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흐름을 보면 에너지원 자체가 부족하기 때문에 원전이든, 태양광이든, 풍력이든 가능한 모든 에너지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여기에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통해 간헐성이라는 최대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면 충분히 활용 가능하다는 것도 점차 증명되고 있습니다. 미국·이란 전쟁으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잠시 관심을 받았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AI 트렌드와 함께할 수 있다는 인식은 아직 부족하기 때문에 이 섹터에 더욱 더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매수할 때부터 매도 시나리오 짜야"

▶좋은 수익률을 위해선 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파는 것도 중요합니다. 매도 타이밍은 어떻게 판단하시나요?
"매수를 진행할 때부터 종목별로 매도 시나리오를 짜두는 편입니다. 장기적으로 성장해서 오래 동행할 기업은 계속 체크하고, 아이디어가 틀렸다는 점이 발견되지 않으면 함부로 매도하지 않습니다. 성장성과 스토리가 유효한데 가격만 하락한 것이라면 추가 매수를 단행할 때도 있습니다. 다만 아이디어가 틀렸고 장기 성장이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이 든다면 현재 가격이 어느 수준인지와 상관 없이 즉각 매도하려고 합니다.

반대로 매수 시점부터 트레이딩 관점에서 접근한 종목은 손절 라인을 기록하고 이를 지키려고 노력합니다. 특히 시장 관심이 쏠리며 주가가 강하게 반영되는 시기에 추격 매수를 했다면, 손절 라인을 철저히 지키는 게 리스크 관리에 매우 중요합니다. 주가 흐름에 따라 다르겠지만 평균 -15% 수준에서 손절 라인을 잡는 편입니다. 결국 종목을 어떤 콘셉트에 따라 매수했느냐에 따라 매도 시점도 정해지는 것이죠."

▶주가가 폭락하거나 '포모'(FOMO)가 찾아올 때 평정심을 유지하는 본인만의 노하우가 있나요?
"사실 이 부분은 아직까지 저도 개선해야 할 점이 많이 있습니다. 심리적으로 힘들 때면 평정심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죠. 지금은 퇴근 후 가볍게 런닝을 하는 정도로 컨디션을 유지하려고 합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