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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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산업이 자기주식(자사주)을 '전략적 인수합병(M&A)'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하자, 2대 주주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이 반발했다. 트러스톤은 태광산업을 향해 "실질적으로 대주주의 우호 지분을 유지하고 주주환원 의무를 영구히 회피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트러스톤 "주주적대적인 배당정책 지속 선언" 반발

트러스톤은 1일 입장문을 내고 태광산업 이사회를 향해 전날 회사가 공시한 '2026년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했다. 트러스톤 관계자는 "태광산업 이사회에 재검토를 촉구하기 위한 공식 공개주주서한을 다음 주 발송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태광산업은 전날 2030년까지 매출 5조원을 달성하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을 8%로 끌어올리겠다는 내용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했다. 이와 함께 회사가 '2027년 주주총회 승인'을 통해 보유한 자사주(27만1769주·24.4%)를 전략적 M&A의 투자재원으로 활용해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태광산업 '2026년 기업가치 제고 계획'
태광산업 '2026년 기업가치 제고 계획'
트러스톤은 이에 대해 "극단적 저평가 상태를 해소할 정량적 목표와 이행 의지가 전무한 부실 보고서"라고 평가했다. 트러스톤은 "태광산업이 주가순자산비율(PBR) 0.22배에 머무는 본질적인 원인은 '상장기업의 이익을 소수주주와 공유하지 않는 폐쇄적 자본배분' 때문"이라며 "회사의 2025년 결산 배당금 총액은 15억원이지만 지배주주 일가와 특수관계인 지분을 제외하면 일반주주에게 돌아가는 몫은 5억원(시가총액 대비 0.06%)에 불과하다"고 짚었다.

태광산업의 배당 방침도 비판했다. 트러스톤은 "부채비율 13.5%와 4조원대 이익잉여금을 자랑하며 공격적으로 신사업에 투자할 돈은 있다면서 일반주주 몫인 배당금 5억원을 논할 때만 '적자 환경'을 핑계 댄다"며 "지독한 자기모순이자 주주 기만"이라고 날을 세웠다. 태광산업 측은 최근 4년 연속 영업손실과 뷰티·헬스케어(애경산업·동성제약), 부동산 개발 등 신사업 투자자금 소요 등을 이유로 들어 배당 확대에 유보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트러스톤은 "32회 연속 배당을 동결해 온 회사가 구체적인 정량 목표 없이 그저 '합리적 조정을 검토하겠다'는 모호한 태도로 일관하는 것은 주주적대적인 배당정책을 지속하겠다는 선언"이라며 "적자인 상황에서 뚜렷한 기대수익률(IRR) 제시도 없이 감행하는 비관련 다각화 투자는 주주 자본의 효율성을 극도로 저해하는 행위"라고 밝혔다.

"자사주 단계적 소각 원칙 명문화" 요구

태광산업의 자사주 활용 방안에 대해서도 제동을 걸었다. 트러스톤은 "자사주를 M&A 교환 수단으로 쓰려면 시장에서 주가가 제대로 평가받아야 한다"며 "스스로 PBR 0.22배의 저평가를 진단하면서 자사주를 처분하겠다는 것은 본질가치 4~5배에 달하는 주주자산을 시가로 헐값에 넘기겠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실질적으론 대주주 우호 지분을 유지하고 주주환원 의무를 영구히 회피하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태광산업 "자사주, M&A에 활용"…트러스톤 "주주환원 의무 회피" 반발
트러스톤은 태광산업 이사회에 공식 공개주주서한을 발송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배당성향·총주주수익률(TSR) 중 2개 이상의 명확한 정량목표 제시 △자기주식 24.4% 단계적 소각 원칙 명문화 △자본비용을 초과하는 합리적인 ROE 목표 재설정 등을 관철시키겠다는 계획이다.

트러스톤 관계자는 "적자가 이어진 한계 상황에서 구체적인 자본조달 기준이나 이행 경로도 없이 다시 '매출 5조원 달성'과 '비관련 다각화 투자'를 외치는 것은 시장과 주주를 또다시 기만하겠다는 선언"이라며 "이사회 내 4명의 독립이사는 상법 개정 취지에 따라 '모든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를 다해 이번 계획의 결함을 직접 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