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500조 시대…삼성 독주 속 신한·타임폴리오·NH '약진'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반년 만에 500조원 규모로 커졌다. 코스피지수가 8000선을 돌파하는 초강세장을 연출하면서 국내 주식형 ETF로 대규모 자금이 유입된 영향이다. 삼성자산운용이 점유율을 더 끌어올리며 독주 체제를 강화한 가운데 신한자산운용과 타임폴리오자산운용, NH아문디자산운용 등 중위권 운용사들은 반도체 ETF를 앞세워 두각을 나타냈다.

삼성 점유율 39%…미래와 격차 확대

1일 ETF체크에 따르면 국내 ETF 순자산은 지난해 말 297조원에서 지난 6월 말 512조원으로 215조원(72.3%) 증가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국내 증시가 급등하면서 개인과 기관 자금이 ETF로 몰린 결과로 풀이된다.

시장 확대의 최대 수혜자는 삼성자산운용이었다. 삼성자산운용 ETF 순자산은 지난해 말 113조5043억원에서 200조7835억원으로 43.5% 증가했다. 시장점유율도 38.2%에서 39.2%로 1.0%포인트 높아졌다. 대표 상품인 KODEX200을 비롯해 KODEX 반도체, KODEX AI반도체TOP2플러스 등이 대규모 자금을 끌어모은 영향이다.

2위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순자산이 97조4831억원에서 158조6517억원으로 38.6% 증가했다. 다만 시장점유율은 32.8%에서 31.0%로 1.8%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따라 삼성자산운용과의 점유율 격차는 지난해 말 5.4%포인트에서 상반기 말 8.2%포인트로 더 벌어졌다.

3위 KB자산운용은 순자산이 21조866억원에서 37조8148억원으로 44.2% 증가하며 점유율도 7.1%에서 7.4%로 확대했다. 반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순자산이 25조3505억원에서 36조4514억원으로 30.5% 증가하는 데 그쳐 점유율이 8.5%에서 7.1%로 낮아졌다. 지난해 말 KB자산운용에 내줬던 3위 자리를 되찾지 못했다.
ETF 500조 시대…삼성 독주 속 신한·타임폴리오·NH '약진'

신한·타임폴리오·NH '반도체 ETF 효과'

중위권 운용사 가운데서는 신한자산운용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신한자산운용 ETF 순자산은 12조595억원에서 26조3112억원으로 54.2% 증가했다. 시장점유율도 4.1%에서 5.1%로 1.1%포인트 확대됐다. 상반기 자금 유입 1위를 기록한 SOL AI반도체TOP2플러스가 흥행을 이어간 영향이다.

성장률만 놓고 보면 NH아문디자산운용과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가장 눈에 띄었다. NH아문디는 순자산이 63.5% 증가하며 10대 운용사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시장점유율도 1.2%에서 1.8%로 확대됐다. 수익률 1위를 기록한 HANARO Fn K-반도체가 대표 효자 상품이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도 순자산이 60.9% 늘어나며 점유율을 1.3%에서 1.9%까지 끌어올렸다. 액티브 ETF를 앞세워 존재감을 키웠다는 평가다. 반면 키움자산운용은 순자산 증가율이 23.4%에 그치며 10대 운용사 가운데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시장점유율도 1.8%에서 1.4%로 하락했다.

AI 반도체가 ETF 시장 판도 바꿨다

상반기 ETF 시장은 AI 반도체가 주도했다. 수익률 상위 10개 ETF 가운데 9개가 반도체·IT 관련 상품이었고 자금 유입 상위권도 반도체 ETF가 휩쓸었다. 5월 국내 처음 상장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도 흥행에 성공하며 개인투자자의 새로운 투자처로 자리 잡았다.

업계에서는 ETF 시장이 500조원을 돌파하면서 운용사 간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표지수 ETF에서는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양강 구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AI와 반도체 등 테마형 ETF가 중위권 운용사의 시장 점유율 확대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