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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레버리지 투자 수요를 국내로 돌리기 위해 도입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기대와 다른 결과를 낳고 있다. 지난달 27일 상품이 출시된 이후 미국 상장 레버리지 ETF에 대한 서학개미 순매수 규모가 오히려 급증한 것이다.

2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5월27일부터 6월26일까지 한 달간 국내 투자자가 미국 증시에서 순매수한 상위 50개 종목 가운데 레버리지 상품은 17개로 직전 한달(4월27일~5월26일) 기록한 9개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순매수 규모 역시 14억268만달러(약 2조1566억원)로 직전 한 달(5억5853만달러)보다 약 2.5배 증가했다.

당초 금융당국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국내에 도입하면서 해외 상장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쏠린 투자 수요를 국내 시장으로 흡수해 환율 안정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국내 상품 출시 이후에도 미국 상장 레버리지 ETF 투자가 오히려 큰 폭으로 늘어난 셈이다.

이 기간 서학개미의 레버리지 투자 대상도 한층 다양해졌다. 직전 한 달에는 나스닥100·반도체지수와 샌디스크·인텔 등을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이 순매수 상위권에 올랐다면, 최근에는 마이크론·마벨테크놀로지·코어위브 등 AI 수혜주와 스페이스X·로켓랩·ASTS 등 우주 기업으로까지 투자 대상이 확대됐다.

금융당국도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최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기자간담회에서 "환율 급등 문제 해소를 위한 대책 중 하나였지만 결과론적으로 효과는 별로 없고 부작용만 낳은 것 같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실제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장 이후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2008년 금융위기 수준으로 치솟았다.이날도 장중 97.99를 기록하며 고점을 높였다.

역설적으로 국내 증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해외 운용사들의 한국 주식 기반 레버리지 상품은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12일 영국 시장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세 배 추종하는 상장지수상품(ETP)이 상장됐다. 레버리지셰어즈의 '3X 롱 삼성전자'와 '3X 롱 SK하이닉스'의 순자산은 각각 1465만달러, 3694만달러다. 미국에서는 삼성전기와 현대차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이르면 8월 중 출시될 예정이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