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노르웨이에 수출한 천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한화그룹이 노르웨이에 수출한 천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전날 코스피가 4% 넘게 급락하며 7700선으로 밀려난 가운데 방산주는 강세를 나타냈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충돌 재개가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최근 중동 정세보다 하반기 실적과 수출 확대 여부를 더 중요한 주가 변수로 꼽았다.

방산주, 급락장서 동반 상승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는 전 거래일 대비 8.97% 상승한 79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항공우주는 7.75% 오른 13만7600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48% 상승한 103만1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같은 날 코스피지수는 4.52% 급락하며 7730.82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기술주 약세와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가 재부각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지만 방산주는 오히려 시장 대비 강한 흐름을 보였다. 휴전 국면이 이어지던 양국은 전날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발생한 미군 아파치 헬기 추락을 계기로 다시 군사적 충돌을 빚었다.

수주잔고 쌓인 방산업체들

다만 업계에서는 최근 방산주 흐름을 설명하는 더 중요한 변수로 실적과 수주를 지목하고 있다. 최근 두 달 동안 국내 방산주는 코스피 상승세를 따라가지 못하며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주요 업체들의 수주잔고가 꾸준히 늘고 있는 데다 하반기부터 해외 수출 물량 매출 인식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실적 기대가 다시 커지고 있다.

먼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1분기 매출 5조7510억원, 영업이익 6389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 21% 증가한 수치다. 루마니아 K9 생산시설 착공과 노르웨이 천무 사업 등을 추진하며 유럽 시장 공략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지난 1월 성사된 약 1조원 규모의 노르웨이 천무 수출 계약 등이 반영되면서 수주잔고는 약 39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는 방공체계와 유도무기를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1조1679억원, 영업이익은 1711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28%, 56% 증가했다. 수주잔고는 25조3291억원으로 지난해 매출의 약 6배 수준에 달한다. 최근에는 천궁-2를 비롯한 방공체계 수출 확대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한국항공우주(KAI) 역시 수주잔고가 26조5532억원에 달한다. 올해 1분기 매출은 1조9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671억원으로 43.4% 늘었다. 한국형 차세대 전투기 KF-21 체계개발 사업과 완제기 수출 확대에 힘입어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중동보다 중요한 건 하반기 실적"

증권가는 국내 방산업체들의 실적 모멘텀이 하반기로 갈수록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채운샘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2개월간 방산주가 코스피 대비 부진한 흐름을 보였지만 실적 성장 흐름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100조원에 육박하는 방산 수주잔고 기반으로 성장 가시성이 높고, 방산업종의 중장기 주가 우상향 흐름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채 연구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대해 "상반기 실적 기여도가 작았던 폴란드향 K9과 천무 매출 인식이 하반기에 본격화될 것"이라며 "38조원에 육박하는 수주잔고를 고려하면 2028년까지도 이익 증가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어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에 대해서는 "글로벌 방공미사일 공급 부족이 지속되는 가운데 천궁-2 추가 수출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재광 LS증권 연구원은 한국항공우주에 대해 "KF-21이 상반기 체계개발을 마치고 하반기부터 양산되면서 관련 매출이 1조1000억원으로 135% 늘어날 것"이라며 "FA-50 수출도 1조4000억원으로 50%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연지 한경닷컴 기자 kong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