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사진=HD현대중공업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사진=HD현대중공업
코스피가 9일 8000선을 회복했지만, 조선주는 약세를 보였다. 미국 군함 건조 시장 진출 기대가 흔들린 데다 고금리 우려까지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상승 마감에 실패한 종목은 현대차와 HD현대중공업 두 곳뿐이었다. 현대차는 전일과 같은 가격에 거래를 마쳤고, HD현대중공업은 전일보다 1.45% 하락한 61만2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삼성중공업도 0.96% 내린 2만5850원, 한화오션은 0.87% 하락한 10만2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미 연방 하원 국방위원회가 해외 조선소의 미 해군 전투함 건조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2027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NDAA)을 통과시켰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했다. 이에 미국 시장 진출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해당 법안이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 하원 본회의 통과와 상원안 조정, 별도 세출법 처리 등의 절차가 남아 있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조선 업종 내 미국 군함 건조 기대감이 조정을 받을 수 있다"면서도 "미국이 조선 강국과 협력해야 하는 상황 자체는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투자심리 위축의 배경에는 올해 내내 이어진 조선주 부진도 있다. 현재 코스피 지수는 연초(1월 2일) 4300선에서 약 88% 상승한 상태다. 같은 기간 HD현대중공업은 21.4%, 삼성중공업은 7.0% 상승하는 데 그쳤다. 한화오션은 10.9%, HD한국조선해양은 7.9% 하락했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모든 조선주가 시장 대비 언더퍼폼했다"며 "HD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상대적으로 선방한 것은 데이터센터와 연관된 비즈니스가 존재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조선주를 좌우할 변수로는 금리 환경이 꼽힌다. 최근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4.5%를 웃돌며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선박 건조에는 오랜 기간이 소요돼 자금 조달 비용이 커지면 신규 발주 결정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금리보다 산업 사이클이 중요하다는 반론도 있다. 선박 가격은 금리보다 운임 전망과 선박 수급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는 주장이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조선을 비롯한 산업재 섹터 대부분이 호황기에 있다"며 "오히려 금리 상승으로 금융수익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고송희 기자 hg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