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사옥 전경 연합뉴스
KT&G 사옥 전경 연합뉴스
KT&G가 증시에서 배당주를 넘어 성장주로 재평가받고 있다. 해외 사업 비중이 국내를 추월하는 체질 개선이 가시화되면서다. 최근 외국인 지분율이 51%를 넘어선 가운데 블랙록, 캐피털그룹, 싱가포르투자청(GIC)에 이어 미국계 투자펀드 퍼스트이글 글로벌 펀드까지 주요 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퍼스트이글 글로벌 펀드는 지난달 15일 기준 KT&G 지분 5.02%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퍼스트이글은 캐피털그룹, 블랙록, 싱가포르투자청 등과 함께 KT&G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주요 외국계 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주가 흐름도 눈에 띈다. KT&G 주가는 올해 1월 2일 종가 14만400원에서 지난달 14일 18만9000원까지 오르며 연중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5일 종가 기준 17만9300원으로 다소 조정받았지만 연초 대비로는 여전히 27.7%로 높은 수준이다.

외국인 지분율 역시 최근 51.2%까지 높아졌다. 특정 최대주주가 없는 분산 소유 구조를 고려하면 글로벌 기관투자가의 투자 판단이 회사 가치 평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평가다. 최근 공시에 따르면 KT&G 최대주주인 중소기업은행의 지분율은 8.06%에 그친다.

그동안 배당과 주주환원이 KT&G 투자 매력으로 꼽혔다면 최근에는 해외 담배 사업 성장성이 기업 가치 재평가를 이끄는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KT&G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7036억원, 영업이익 364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3%, 27.6% 증가한 수치다.

특히 해외 궐련 사업이 실적을 견인했다. 올 1분기 해외 궐련 매출은 55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6.1% 늘었다. KT&G는 해외 궐련 사업에서 수량과 매출, 이익이 동시에 증가하는 '트리플 성장'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는 올해를 기점으로 KT&G 사업 구조가 본격적으로 바뀔 것으로 보고 있다.

류은애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해외 담배 매출 비중이 54%에 달해 처음으로 국내 비중을 넘어설 것"이라며 "글로벌 전자담배(NGP) 직접 사업 확대와 해외 궐련 생산기지 증설 효과로 매출과 수익성이 함께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예상했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카자흐스탄 신공장 가동에 이어 인도네시아 2공장 가동이 본격화되면서 해외 생산 비중 확대에 따른 제조원가 및 물류비 절감을 기대한다"며 "전자담배는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PMI)과의 장기 공급계약 진입으로 직접 사업자 역할이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연구원은 "하반기 주주환원 정책 발표도 주가 하방을 지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T&G는 오랫동안 국내 증시 대표 배당주로 꼽혔다.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배당을 확대하고 자사주를 매입·소각하는 주주환원 정책이 투자 매력으로 평가받았다.

최근에는 여기에 성장 스토리가 더해지고 있다. 국내 담배 시장이 정체된 가운데 해외 담배 판매 확대와 전자담배 사업 성장, 해외 생산기지 구축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어서다.

주주환원 정책도 지속되고 있다. KT&G는 지난 4월 약 1조8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했다. 이는 전체 발행주식의 9.5%에 해당한다. 회사는 올해 하반기 배당 강화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도 발표할 예정이다.

김연지 한경닷컴 기자 kong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