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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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1983년 ‘도쿄 선언’(반도체사업 진출 선언) 직후 패자(敗者) 취급을 받았다. 일본 미쓰비시종합연구소는 한국의 도전을 비웃는 보고서를 냈다. 협소한 내수시장, 취약한 생태계, 전력과 자본 부족 등 다섯 가지 ‘불가론’을 들어 실패를 단언했다.

40년 뒤 일본의 오만한 예상은 완벽한 오판이었음이 다시 한번 증명됐다. 한국은 세계 빅테크가 메모리 반도체를 확보하기 위해 줄을 서는 전략적 요충지가 됐다. 작년 10월 방한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없이는 스타게이트(5000억달러 규모 AI 인프라) 구축 자체가 불가능하다.” 대체 불가능한 ‘K메모리’의 위상을 확인해줬다. 과거 데이터를 단순 저장하는 ‘디지털 창고’에 불과하던 메모리는 인공지능(AI) 연산의 ‘핵심 엔진’으로 떠올랐다. 프로세서(두뇌) 속도를 메모리가 따라가지 못하는 한계를 한국의 고대역폭메모리(HBM)가 해결했다. 한국은 세계 메모리 시장 1, 2위 기업을 동시에 보유한 유일한 국가다. 글로벌 HBM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엔비디아와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는 ‘선수금 지급, 환불 불가’라는 굴욕적 조건마저 받아들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