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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반구서 中·러 내쫓는 트럼프…대만 침공·우크라 전쟁 면죄부 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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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EP INSIGHT
    美 돈로주의가 부른 나비효과…강대국 '힘의 질서' 본격화 예고

    美, 냉온탕 전략으로 앞마당 관리
    중남미 국가에 中자산 매각 압박
    협력하면 '당근' 주며 친미 유도

    석유·구리 등 자원 통제권 강화
    베네수 야당 아닌 현 정권 손잡아
    인권보다 상업적 이익 추구 분석
    中 일대일로 차단하려는 목적도

    중국·러시아판 'FAFO' 우려
    美, 지도자 축출·내정 개입 땐
    대만·우크라 침공 막을 명분 없어
    강대국 간 세력권 형성 불보듯
    서반구서 中·러 내쫓는 트럼프…대만 침공·우크라 전쟁 면죄부 주나
    백악관은 지난 4일 공식 SNS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미·중 정상회담 때 회담장으로 향하는 모습과 ‘FAFO’라는 단어가 적힌 이미지를 올렸다. 전날 미국 정부가 ‘확고한 결의’로 명명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작전에 성공한 직후였다. FAFO는 ‘까불면 죽는다’(F**k around and find out)라는 비속어다. 이 단어를 쓴 건 실수가 아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외교·안보 전략으로 서반구(미주 대륙)에서 중·러의 접근을 막겠다는 ‘돈로주의’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다. 피터 헤그세스 미 전쟁부(국방부) 장관도 지난해 9월 버지니아 콴티코 해병대 기지에서 전군 장성을 대상으로 연설하며 “우리의 적들에게 FAFO를 보여주겠다”고 했다.

    ◇ NSS “미국 따르는 국가는 보상”

    서반구서 中·러 내쫓는 트럼프…대만 침공·우크라 전쟁 면죄부 주나
    ‘돈로 독트린’은 1823년 제임스 먼로 미국 대통령(1817~1825년 재임)이 유럽 열강의 미주 대륙 간섭을 거부하며 천명한 ‘먼로 독트린’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 ‘도널드’를 합쳐 만든 말이다. 중국과 러시아가 서반구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걸 억제하고 이 지역에서 미국의 ‘단일 패권’을 회복하겠다는 전략이다. 공식 용어는 아니지만 지난해 공개된 미국의 ‘국가안보전략’(NSS)에 명시된 ‘먼로 독트린에 따른 트럼프 부칙’에 세부 지침이 제시돼 있다. 여기서 NSS는 “서반구에서 ‘미국의 우위’를 회복한다”고 명시했다. 특히 서반구의 위협에 대해 ‘이주, 마약·범죄, 중국’ 등을 예로 들었다. 미국은 국가 간 이주를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규정하면서 라틴아메리카 국가에 미국으로 향하는 불법 이주를 차단하라고 요구한다.

    또 서반구 어디서든 범죄단체에 공격을 수행하기 위해 미군을 투입할 수 있다고 했다. “비(非)서반구 경쟁자가 역내에 병력·위협 능력을 배치하거나 전략적으로 중요한 자산을 소유·통제하는 것을 차단한다”는 문구도 담겼다. 여기서 ‘비서반구 경쟁자’는 중국과 러시아를 의미한다. 내용을 종합하면 19세기 먼로 독트린이 유럽 강대국의 간섭을 막는 수동적 방어 성격이라면 돈로 독트린은 중·러의 접근을 차단하고 미국의 이익에 반하는 위협 요인에는 무력 개입도 불사하겠다는 것이다.

    NSS는 “미국의 원칙과 전략에 부합하는 정부·정당·운동을 보상하되, 시각이 달라도 이해가 맞고 협력 의지가 있는 정부를 배제하지 않겠다”며 중남미를 겨냥한 ‘당근책’도 제시했다. 이미 미국은 이런 원칙에 따라 중남미 국가를 지원하거나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최대 코카인 생산국인 콜롬비아의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에 대해 “코카인을 만들어 미국에 파는 것을 좋아하는 역겨운 남자가 (콜롬비아를) 이끌고 있다”고 위협한 게 대표적이다. 2014년부터 8년간 온두라스 대통령으로 재임한 오를란도 에르난데스는 미국에서 마약 밀매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복역하다가 작년 말 트럼프 대통령의 사면을 받았다. 국제정치·경제 전문 독립매체 지오폴리티컬이코노미리포트는 “트럼프 행정부는 실제 마약 밀매에 관심이 없다”며 “좌파 정부가 집권한 브라질 대선(올해 10월)과 콜롬비아 대선(5월)에도 개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 “베네수 공습, 거래주의적 접근”

    < 美, 그린란드도 야욕 >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 실장의 아내이자 극우 성향 팟캐스터 케이티 밀러가 지난 4일 X에 올린 이미지. 미국 국기로 덮인 그린란드 지도와 함께 '곧'(soon)이라는 문구를 올렸다. 케이티밀러X
    < 美, 그린란드도 야욕 >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 실장의 아내이자 극우 성향 팟캐스터 케이티 밀러가 지난 4일 X에 올린 이미지. 미국 국기로 덮인 그린란드 지도와 함께 '곧'(soon)이라는 문구를 올렸다. 케이티밀러X
    돈로 독트린의 첫 타깃이 베네수엘라가 된 것은 미국의 ‘석유 확보’ 목표와 무관치 않다. 트럼프 대통령도 마두로 체포 작전 직후 기자회견에서 “미국 석유 회사들이 들어가 수십억달러를 들여 심각하게 파괴된 석유 인프라를 복구하고 돈을 벌기 시작할 것”이라며 베네수엘라 석유 통제권을 장악하겠다는 뜻을 숨기지 않은 것이다. 베네수엘라는 원유 매장량이 3000억 배럴이 넘는 세계 1위 원유 보유국이다.

    리처드 하스 미국외교협회(CFR) 명예회장은 베네수엘라 공습 직후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 야당을 지원하기보다 기존 정권과 협력하길 원한다는 점은 민주주의 증진, 인권 보호보다 상업적 이익을 추구한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며 “트럼프 외교정책의 본질”이라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베네수엘라 작전 이후 행보는 ‘세계 전략’이라기보다 ‘거래 중심적 접근’”이라고 해석했다.

    중남미에서 중국과 러시아 등의 영향력을 배제하려는 것도 상업적 이익과 관련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남미엔 자원 부국이 많다. 매장량 기준으로 칠레는 리튬과 구리 세계 1위, 페루는 구리 세계 2위, 브라질은 철광석 세계 2위 국가다. 중국은 이런 중남미에서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따라 각종 광산과 인프라를 잠식해가고 있다. 이에 트럼프 정부는 서반구에서 자체 공급망 구축에 나서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중국 인프라를 모두 매각하도록 남미 국가를 압박하고 있다. 지오폴리티컬이코노미리포트는 “미국 정부가 파나마의 중국 항구들을 미 자산운용사 블랙록에 매각하도록 했고, 중국이 건설한 페루 찬카이 항구도 매각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 “美, 좁은 이익 추구 강대국”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돈로 독트린이 결국 강대국 간 세력권 분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미국이 아시아와 유럽에서 중국과 러시아에 패권을 내주려 하지는 않겠지만, 미국이 ‘앞마당’인 중남미 국가의 지도자를 체포할 수 있다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대만 복속을 노리는 중국도 비슷한 논리로 무력 사용을 정당화하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의 마두로 체포를 두고 “러시아는 라틴아메리카에서 동맹국(베네수엘라)을 잃었지만 이것이 트럼프의 먼로 독트린이 실행되는 예라면, 러시아 역시 자체 세력권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두진호 국가전략연구원 유라시아연구센터장은 “미국은 보편 질서의 수호자라는 국가 정체성을 포기하는 대신 좁은 이익을 추구하는 보통의 강대국 역할을 선호한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기도 전에 미국의 주권 국가 침공으로 강대국 중심의 ‘세력권 질서’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돈로주의가 동맹국까지 확장되면 글로벌 안보질서가 붕괴될 수 있다. 미국이 북극권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그린란드에 눈독을 들이는 게 단적인 사례다. 덴마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전체가 해체될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미국이 천연 자원 채굴·회수의 어려움을 간과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린란드의 희토류 매장량은 미국보다 적고 혹독한 환경 때문에 수익을 내는 데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고 지적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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