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책을 만드는 출판사 '녹색광선'
북디자이너 함지은과 책 수선가 배재영
최근 내 책장을 화려하게(?) 장식해 준 주인공은 ‘녹색광선’. 외계인의 눈에서 나올법한 신비로운 느낌이다. 그들이 만드는 책을 보는 순간 홀리 듯 장바구니에 책을 넣게 되는 매력과 낯선 반가움을 생각하면 찰떡 같은 이름이다. 출판사 ‘녹색광선’은 무국적성(無國籍性, 어느 나라의 국적도 가지지 않은 성질)을 추구하며, 문학성을 인정받은 작가의 작품 중 비교적 덜 알려진 작품을 출판하는 콘셉트로 책을 만든다. 누구나 아는 작가의 덜 알려진 작품이라는 것 또한 어찌나 매력적인지……
예쁜 책 이야기에 북디자이너 ‘함지은’님의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녀의 북디자인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예쁘지만 그 모든 디자인의 시작은 책의 내용에 있다는 점이다. 그녀가 디자인한 많은 책을 가지고 있지만 움베르토 에코 <푸코의 진자> 리커버 한정판을 받아보고 감동했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소설책이 이렇게까지 예쁠 일인가’ 라면 미간을 찌푸렸다.
책의 본질은 이야기이지만, ‘책’은 그 자체로 책을 만드는 사람, 읽은 사람들만의 또 다른 이야기의 시작이 되기도 한다. <어느 책 수선가의 기록>은 책 자체의 가치에 집중하는 에세이다. 책 수선가 배재영은 에세이를 통해 책 수선 의뢰에 대한 이야기와 그 과정을 꼼꼼하게 나열해 간다. 원본과 똑같이 복원하는 것은 물론 의뢰인의 이야기를 듣고, 완전히 새로운 책으로 만들어주기도 한다. 오래된 성경, 최애 만화책 시리즈, 결혼사진 각기 다른 스토리와 애정이 담긴 그 책들은 그녀의 손에서 고스란히 되살아난다. 나를 표현해 주고 대변해 주는 책. 책과 함께했던 순간, 그리고 놓치고 싶지 않은 시간에 머물게 하니, 평생을 함께하는 ‘반려책’을 만들어주는 귀한 직업이다.
책을 온전히 그 자체로 좋아하고 만드는 사람들이 이야기를 듣다 보면 그들의 선함이 다가와 따뜻해지고 나도 착한 사람이 되고 싶다.
예쁜 것은 좋다.
나는 소설이 참 좋다.
예쁜 소설은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소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