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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재씨의 처제 성추행 실형 판결을 계기로 가정 내 성폭력을 사적 영역이 아닌 사회적 범죄로 재정의하고 피해자 보호를 저해하는 가정보호주의와 2차 가해를 근절하기 위한 사회적 인식 전환을 촉구함
"가족 지키기" 미명 하에
감춰진 침묵의 카르텔
2차 가해로 피해자 이중고
한경 로앤비즈의 'Law Street' 칼럼은 기업과 개인에게 실용적인 법률 지식을 제공합니다. 전문 변호사들이 조세, 상속, 노동, 공정거래, M&A, 금융 등 다양한 분야의 법률 이슈를 다루며, 주요 판결 분석도 제공합니다.
법원은 지난해 유영재씨에게 선우은숙씨의 친언니를 여러 차례 강제추행한 혐의에 대해 항소심에서도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1심과 동일한 중형이 유지되면서 가정 내 성폭력에 대한 법원의 엄중한 판단이 재확인됐다.
그러나 정작 피해 당사자인 선우은숙씨의 언니와 사실을 공개해야 했던 선우은숙씨는 또 다른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사건 공개 이후 쏟아진 악성 댓글과 유튜브 콘텐츠를 통한 2차 가해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왜 그런 사람을 만났는가", "피해자에게도 원인이 있다"는 식의 반응들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는 폭력의 책임을 피해자에게 전가하는 전형적인 2차 가해 양상이다.
선우은숙씨의 언니가 동생의 가정 파탄을 우려해 오랫동안 피해 사실을 숨겨왔다는 점도 주목된다. 이는 '가족을 지켜야 한다'는 사회적 압박이 피해자를 얼마나 옥죄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가정보호주의가 만든 침묵의 카르텔
가정폭력처벌법이 '가정의 평화와 안정 회복'을 목적으로 명시한 점은 오히려 피해자보다 가정 유지를 우선시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러한 '가정보호주의' 이념은 가해자에 대한 관대한 처분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실제로 한국성폭력상담소 2024년 정책제안서에 따르면, 친족 성폭력 상담 사례의 57.9%가 공소시효가 지난 후에야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을 지켜야 한다'는 사회적 압력이 피해자를 침묵하게 만드는 가장 효과적인 통제 장치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사회적 범죄로 인식 전환 필요
전문가들은 가정 내 성폭력을 더 이상 '가족 내부의 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이는 명백한 사회적 범죄이며, 피해자에 대한 사회적 지원과 보호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이번 선우은숙 자매 사건은 우리 사회가 가정 내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어떤 시선을 보내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또 다른 폭력이 되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선우은숙씨와 언니가 겪고 있는 고통은 단순한 개인의 비극을 넘어 우리 사회 전체가 직면한 과제다. 이들의 용기 있는 고백이 가십거리로 소비되지 않고, 가정 내 성폭력 근절과 피해자 보호를 위한 사회적 변화의 계기가 되어야 한다.
가정이 진정한 안식처가 되려면, 먼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폭력을 용인하지 않는 사회적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피해자를 보호하고 지원하는 시스템 구축과 함께, 2차 가해를 근절하기 위한 사회 전반의 노력이 뒤따라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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