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웹툰 원작…"누구나 공감할 수 있다는 게 이 작품 매력"
'유미의 세포들 더 무비' 감독 "K-애니 가능성 보여주고 싶어요"
국내에서 극장판 애니메이션 영화는 아동용 작품을 제외하면 제작이 활발하지 않다.

청소년 이상의 연령층을 겨냥한 극장판 애니메이션의 흥행 가능성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이들이 많다.

이런 점에서 지난 3일 개봉한 김다희 감독의 신작 애니메이션 '유미의 세포들 더 무비'는 야심 찬 도전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동건 작가의 네이버웹툰 '유미의 세포들'의 첫 번째 극장판 애니메이션인 이 작품은 원작의 인기를 발판 삼아 업계의 분위기를 반전시킬 만한 흥행을 기대하고 있다.

30대 직장인 유미의 일상과 연애를 그린 웹툰 '유미의 세포들'은 젊은 여성 독자의 공감을 끌어내 팬덤을 형성하면서 누적 조회 수 35억뷰를 달성했다.

김고은 주연의 드라마로도 제작돼 인기를 끌었다.

지난 5일 서울 강남구에 있는 '유미의 세포들 더 무비' 제작사 로커스 스튜디오에서 만난 김 감독은 "나도 이 작업을 하기 전엔 '과연 잘 될까' 하는 생각이 있었다"며 "나부터 그런 생각을 깨뜨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웹툰부터 음식에 이르기까지 K-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잘 나가는데 ('유미의 세포들 더 무비'로) 애니메이션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이어 "이 작품이 물꼬를 터 K-애니메이션도 볼 만하다고 세계적으로 평가받으면 좋겠다"며 "이를 바탕으로 (아동보다) 높은 연령대를 타깃으로 한 애니메이션도 한국에서 많이 제작되길 바란다"고 했다.

3D 애니메이션인 '유미의 세포들 더 무비'는 원작의 주인공 유미를 3D 캐릭터로 재탄생시켰다.

김 감독은 "원작의 유미와 다르게 보일 경우 팬들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까 두려웠다"며 "유미의 표정과 행동 같은 게 이질적으로 느껴지지 않도록 많이 신경 썼다"고 털어놨다.

'유미의 세포들 더 무비' 감독 "K-애니 가능성 보여주고 싶어요"
유미의 목소리 연기를 할 성우를 캐스팅할 때도 고민을 거듭했다.

결국 '도라에몽' 시리즈의 4대 도라에몽 역을 맡았던 성우 윤아영이 발탁됐다.

MZ 세대가 성격 유형을 분류할 때 즐겨 쓰는 MBTI(성격유형검사)를 이용해 유미의 성격을 조용하고 다정하면서 감성적인 ISFP 유형으로 설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유미의 생각과 행동을 구체화하기도 했다.

'유미의 세포들 더 무비'는 원작처럼 유미의 다양한 감정을 대변하는 세포들의 가상 세계와 유미의 현실 세계가 교차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유미가 퇴사를 고민할 땐 유미의 꿈을 대변하는 작가 세포와 현실적인 문제에 휘둘리는 불안 세포가 논쟁을 벌인다.

세포들은 각기 톡톡 튀는 개성을 가졌지만, 하나 같이 귀엽다.

김 감독은 "세포들의 이야기에 너무 무게가 실리지 않고, 유미와 세포들의 이야기가 각각 절반쯤 되도록 안배하려고 애썼다"고 설명했다.

'유미의 세포들 더 무비'는 유미가 직장 생활과 연애에서 고통과 방황을 겪다가 마침내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관객은 평범한 유미의 모습에서 자기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김 감독은 "유미와 비슷한 경험은 누구나 했을 것"이라며 "공감하면서 볼 수 있다는 게 이 작품의 강점이자 매력이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세포들은 유미의 선택을 놓고 갈등을 벌이지만, 유미의 행복을 위한다는 점에선 한마음이다.

김 감독은 "관객들이 영화관을 찾아 편안하게 쉬듯이 '유미의 세포들 더 무비'를 보다가 마지막엔 '내 몸속 세포들도 나를 응원하고 있구나, 열심히 살아야겠다, 힘내자'면서 영화관을 나설 수 있다면 좋겠다"며 웃었다.

김 감독은 홍성호 감독의 애니메이션 '레드슈즈'(2019)의 스토리보드 작업을 했고, SBS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을 모티브로 한 극장판 애니메이션 '런닝맨: 리벤져스'(2023)의 연출에 참여했다.

유미의 현실 세계를 실사 극으로, 세포들의 가상 세계를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한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의 애니메이션 공동 감독도 맡았다.

'유미의 세포들 더 무비' 감독 "K-애니 가능성 보여주고 싶어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