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되고 있는 가운데 코스피 상장사의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상사, 반도체 기업의 영업이익은 늘었지만 정보기술(IT) 하드웨어, 운송, 은행 업종의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정상휘 흥국증권 연구원은 23일 보고서를 내고 현재까지 실적을 발표한 코스피 기업의 4분기 영업이익과 지배주주 귀속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5%, 71.1% 감소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소폭 줄었다. 시가총액 합산 기준 코스피 실적발표 진행률은 94.6%로 대부분의 기업이 4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그는 "상사·자본재, 반도체 분야의 영업이익은 늘었지만, IT 하드웨어, 운송, 은행 업종의 크게 감소해 코스피 전체 영업이익은 역성장했다"고 설명했다.어닝 쇼크(실적 충격)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컨센서스가 있는 종목 중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웃돈 곳의 비율은 27.4%에 불과했다. 정 연구원은 "증권, 화학, 철강, IT가전 등 2차전지 관련 업종의 실적 쇼크가 두드러졌다"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유동성 위기, 전기차 수요 부진 등이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그러면서 "2차전지 업종의 경우 실적 충격에 따라 주가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며 "2차전지 관련 종목이 다수 포함된 IT가전이나 화학 업종은 실적 충격 규모와 주가 하락폭이 비례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밝혔다.반대로 반도체, 자동차는 실적 모멘텀(상승 동력)에 힘입어 주가가 오르고 있다고 봤다. 그는 "인공지능(AI) 등 반도체 수요처 확대, 단가 상승 등 실적 개선 기대감이 유입되며 반도체 업종의 주가는 상승하고 있다"며 "자동차 업체의 실적과 주가는 양의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실적 시즌 시작 후 올해 영업익 컨센서스가 가장 가파르게 오른 업종은 유틸리티, 필수소비재였다. 각각 한국전력, 풀무원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지며 업종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정 연구원은 "2차전지 관련 업종은 올해 실적 추정치가 하향되고 있다"며 "2차전지 수요가 회복되면 코스피 펀더멘털도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미래에셋증권이 3개년 주주환원책으로 최소 환원율 35%와 매년 자사주 소각 계획을 내놓은 가운데, 증권가가 회사의 눈높이를 잇따라 올렸다.23일 NH투자증권은 보고서를 내고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목표주가를 기존 1만원에서 1만2000원으로 올렸다. 흥국증권도 목표주가를 8500원에서 1만500원으로 크게 상향 조정했다.이들은 회사가 실적 회복을 기반으로 한 자기자본이익률(ROE) 상승과 시장의 관심 속에서 주주환원확대를 통해 '밸류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봤다.앞서 전일 회사는 3개년 주주환원계획을 발표하면서 향후 3년 동안 조정 당기순이익 35% 이상의 주주환원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 주주환원은 배당과 자기주식 소각 등으로 구성되며, 회사는 해마다 최소 보통주 1500만주와 2우B 100만주 이상을 소각하겠다고 전했다.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회사의 공시는 시장 눈높이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긍정적으로 본다. 당분간은 기존에 공시한 자사주 매입 수급과 주주가치 제고 기대감이 모멘텀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상방 여력을 높여도 좋은 구간"이라고 말했다. 김재철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현재까지 회사 주가는 18.5%의 수익률 기록하고 있지만 향후 12개월 예상 PBR이 0.47배로 여전히 0.5배를 밑돌고 있다"며 "올해는 밸류업 프로그램이 도입되는 시점과 맞물려 이번 주주환원계획 발표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전보다 클 전망인 가운데 회사가 지속가능한 밸류업을 이룰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증권사들이 한화솔루션에 대해 보수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태양광 모듈 판가 하락, 공급 과잉으로 실적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작년 4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밑돈 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 DS투자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삼성증권은 한화솔루션에 대해 투자의견 '중립'을 제시했다. 목표주가는 3만~3만7000원 수준이었다. '매수' 의견을 유지한 대신증권도 목표가는 4만5000원에서 4만원으로 낮췄다. 한화솔루션 전날 종가는 2만9300원이다.지난해 4분기 실적이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에 미치지 못해 목표가가 하향 조정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솔루션의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6% 줄어든 407억원을 기록했다. 컨센서스 1631억원을 75% 밑돌았다. 구형 웨이퍼 설비를 조기 폐쇄하며 손상차손이 발생해 지배주주순손실도 발생했다.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4분기 실적에 대해 "태양광 모듈 판매량이 늘어나며 태양광 부문의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334% 늘었다"면서도 "케미칼 부분의 적자 전환, 첨단소재 부문 이익 감소, 기타 부문의 적자가 늘어나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돌았다"고 설명했다.대부분의 전문가는 한화솔루션의 중장기 성장성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단기 업황과 금융비용 증가를 우려해 당분간 실적은 부진할 것으로 봤다. 이주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내 모듈 재고 과잉이 해소되긴 어려울 것"이라며 "미국은 6월부터 동남아산 모듈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적용할 예정인데, 이를 앞두고 급격히 많은 물량이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관세 유예 기간에 수입한 모듈은 유예기간 종료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사용을 완료해야 한다"며 "미국 시장에서 연내 신규 태양광 모듈 수요가 발생하긴 어려울 것이며 미국에 생산기지를 갖춘 중국 기업도 가동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듈 공급량이 늘어나 판가가 하락하면 한화솔루션 실적엔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1분기 적자 전환할 것이란 분석도 잇따르고 있다. 삼성증권은 1분기 한화솔루션의 영업손실 규모를 1570억원으로 추정했다. 이 증권사 조현렬 연구원은 "기초소재 부문은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태양광 사업이 부진해 1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이라며 "6월 이후에야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고, 수익성 회복 징후가 포착되면 투자의견을 변경할 수 있다"고 말했다.안주원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태양광과 케미칼 모두 부진해 단기간에 매출액이 회복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첨단소재 역시 전사 실적을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이라고 짚었다. 이어 "주가 회복을 위해 미국에 지은 태양광 신규 공장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발전 부문의 실적 변동성도 완화돼야 한다"고 덧붙였다.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