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등 외교단 초청 행사 개최…김일성광장서 행사 준비 동향
김정일 생일 앞두고 분주한 북한…연회·공연·모임 잇따라
북한이 2월 16일 김일성 국방위원장의 82번째 생일을 기리는 '광명성절'을 하루 앞두고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북한 관영 매체들은 15일 광명성절을 기념하는 행사 소식들을 세세하게 전했고, 평양에서는 기념행사를 성대하게 마련하는 듯한 동향이 포착됐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일의 생일을 앞두고 노동당 중앙위원회가 전날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북한 주재 외교단을 대상으로 경축 연회를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측에서는 김성남 당중앙위 국제부장과 한수철·한만혁 당중앙위 부부장, 라윤박 외무성 부상, 김호영 대외문화연락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김성남 부장이 김정일의 업적을 찬양하는 연설을 했고, 여기에 북한 주재 외교단 단장을 맡은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러시아 대사가 화답 연설을 했다.

마체고라 대사는 김정일을 "세계적인 탁월한 정치가", "진정한 인민의 영도자"라 부르며 그의 업적은 "진보적 인류의 마음속에 깊이 새겨져 있다"고 말했다.

북한 주재 외교단은 같은 날 대동문 영화관에서 기록영화 '위대한 김정일 동지는 세계 정치의 원로이시다'를 감상하는 자리에도 초청받았다.

김정일 생일 앞두고 분주한 북한…연회·공연·모임 잇따라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는 그의 아버지인 김정일의 생일을 축하하는 꽃바구니와 편지가 속속 도착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이 전했다.

러시아 대사와 베트남 대사, 시리아 임시대리대사, 김일성김정일기금이사회 명예 부이사장, 진달래아동기금 회장 등이 편지와 꽃바구니를 보냈다.

평양을 중심으로 전국 각지에서는 김정일을 추앙하는 전시회, 종합공연, 웅변모임, 경축 모임이 잇따르며 축제 분위기 조성에 열을 올렸다.

평양 만경대학생소년궁전에서는 종합공연이 무대에 올랐고, 인민문화궁전에서는 김정일의 업적을 주제로하는 전국웅변모임이 마련됐다.

황해남도 재령군 삼지강리문화회관에서도 농업근로자와 농근맹원이 주축을 이룬 김정일 생일 경축모임을 겸한 보고와 토론이 있었다.

김정일 생일 앞두고 분주한 북한…연회·공연·모임 잇따라
삼지연시에서는 지난 9일 개막한 '광명성절 경축 얼음조각축전-2024'에 각지에서 관람객이 찾아오면서 성황리에 진행되고 있다고 통신이 전했다.

하지만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따뜻한 날씨에 얼음이 녹아내리면서 얼음조각축전이 과거에 비해 초라한 행색이라고 보도했다.

평양 김일성광장에서는 지난 13일 대규모 인원이 대열을 맞춘 채 무언가를 준비하는 듯한 모습이 플래닛랩스 위성사진에 포착됐다고 RFA가 전했다.

RFA는 "이전에 촬영된 사진에는 없었던 대규모 인력"이라며 광명성절을 맞아 대규모 군중 행사가 개최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2년과 2023년 광명성절 당일 김일성광장에서 야회가 열린 점으로 미뤄봤을 때 이와 유사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