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드레 케르테츠

사진을 독학하면서 틈틈이 사진 잡지에 기고하던 그는 1차 세계대전이 터지자 사진병으로 입대해 전쟁을 기록했다. 군에서 자신의 재능을 확신한 케르테츠는 전역 후 파리로 건너가 유명 잡지와 계약을 맺고 전업 사진가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파리 생활은 다다이스트들과 만나게 해주는 등 활력을 불어넣어줬다.
1928년엔 만 레이와 함께 제1회 ‘앙당팡당전’에 참가해 자신만의 미학을 확고히 구축해 나갔다. 화가 피에트 몬드리안의 인터뷰 도중 케르테츠는 책상 위 안경, 재떨이, 파이프 등을 찍어 기사의 메인 사진으로 게재한 일화를 남겼다. 그때 찍은 사진 ‘몬드리안의 안경과 파이프’는 20세기 걸작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또한 수영장 물속에서 헤엄치는 남성의 전신을 촬영한 ‘수영하는 사람’(1917)은 화가 데이비드 호크니에게 영감을 준 것으로도 유명하다. 볼록거울에 비친 인체를 담은 ‘왜곡’ 시리즈와 프랑스 파리 풍경 연작 등을 보면 평범한 소재에서 초현실적 분위기를 담아내는 그의 능력을 실감할 수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