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리스크 최소화 강조…카톡 오픈채팅 결합한 'AI 콘텐츠봇' 출시 예정
차세대 초거대 AI 모델 개발에 "합리적·실용적 접근법 적중할 것" 자신감
카카오 홍은택 대표 "SM 인수 과정 심려 끼쳐…조직 재정비"(종합2보)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의혹 등으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처한 카카오의 홍은택 대표가 주주들에게 사과하고, 조직을 재정비하겠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9일 카카오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 모두 발언에서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여러 부정적인 뉴스로 카카오 주주분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의혹에 대해 사법기관에 충실히 소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의 성장과 함께 그만큼 커진 사회적 책임을 통감하고, 회사 경영의 틀을 다시 고민해 조직 재정비를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사업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이 주주들을 위한 최우선 과제"라면서 "현재 추진 중인 사업들을 차질 없이 계획대로 진행하겠다"고 역설했다.

특히 홍 대표는 카카오의 미래 성장 동력인 인공지능(AI) 사업 전략에 대해 이른 시일 내 카카오톡의 오픈 채팅에 결합한 'AI 콘텐츠봇'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이날 밝혔다.

가령 모두가 동일한 소식을 받는 '프로야구봇'이나 '프리미어리그봇'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응원하는 구단이나 선수처럼 더욱 작은 단위로 이용자들의 관심사를 세분화, AI봇이 큐레이션 하는 콘텐츠를 소비하고 공통의 관심사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다.

홍 대표는 이를 '마이크로 버티컬 AI'로 정의하면서 "이용자들에게 유용한지, 추가적인 확장성을 가질 수 있을지 검증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홍 대표는 "AI 모델 측면에서 카카오브레인이 자체 개발 중인 다양한 파라미터(매개 변수) 크기의 파운데이션 모델 중 일부 모델은 구축이 완료된 상황"이라며 "이와 동시에 글로벌에서 공개돼있는 오픈소스 모델의 파인튜닝(미세 조정)을 병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AI 기술을 서비스에 실제 적용하는 단계에서는 다양한 선택지를 열어두고, 구현하려는 서비스에 적합한 모델을 비용 효율성의 관점에서 유연하게 채택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홍 대표는 카카오의 AI 사업과 관련해 "오픈소스를 활용해 만든 파운데이션 모델을 이용할 경우와 파인튜닝을 할 경우에 비용이 1원보다 훨씬 더 적은 비용으로 (데이터를) 서빙(제공)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비용 합리적·실용적인 저희(카카오)의 접근법이 적중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자신감을 보였다.

이 밖에 홍 대표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AI 클라우드 시장에서 인지도를 빠르게 쌓아가고 있다며 회사가 인력 조정과 사업 이관을 포함해 클라우드 중심의 사업 구조로 재편하는 작업을 늦어도 내년 1분기까지 모두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홍 대표의 미래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발언은 카카오가 전례 없는 위기에 빠진 가운데 연내 차세대 초거대 AI 모델인 '코GPT 2.0' 공개·발표가 불투명하다는 업계 안팎의 전망을 불식시키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콘퍼런스콜은 2천400여억원을 활용해 SM엔터테인먼트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 가격 이상으로 끌어올린 혐의로 지난달 26일 구속된 카카오 배재현 투자총괄대표의 부재로 홍 대표가 홀로 진행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