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곡예…12월 31일까지 잠실종합운동장 빅탑
하늘에서 쏟아지는 물에 터지는 탄성…태양의서커스 '루치아'
무대에서 연기를 펼치는 배우의 머리 위로 시원한 물줄기가 쏟아지자 객석에서는 탄성이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이어 하늘에서 떨어지는 물방울들이 나무와 동물 등 여러 종류의 문양을 만들어내자 반응은 더욱 뜨거워졌다.

눈앞에서 펼쳐지는 광경을 놓치지 않으려 관객들은 연신 핸드폰을 눌렀다.

하늘에서 쏟아지는 물에 터지는 탄성…태양의서커스 '루치아'
지난 25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내 빅탑(Big Top·서커스 공연을 위해 설치한 대형 천막)에서 개막한 태양의서커스 '루치아'(LUZIA) 현장이다.

빅탑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상상 속 멕시코를 여행하는 남자를 따라 130분간 펼쳐지는 곡예를 즐겼다.

'빛'과 '비'를 뜻하는 스페인어에서 제목을 딴 '루치아'는 물을 활용한 시각적 요소를 내세워 주목받았다.

이날 공연에서도 화려한 곡예에 물이 더해지자 눈길을 떼기 힘든 장면들이 이어졌다.

떨어지는 물줄기를 맞으며 공중그네에 매달려 기술을 선보이는 'CYR 휠 & 트라페즈'(CYR Wheel & Trapeze), 천장에 달린 두 갈래의 끈을 활용한 '에어리얼 스트랩'(Aerial Straps)에서는 물을 흩뿌리며 기계체조를 연상시키는 동작을 선보였다.

하늘에서 쏟아지는 물에 터지는 탄성…태양의서커스 '루치아'
작품은 막이 오르기 전부터 멕시코 여행을 떠나는 듯한 분위기를 조성해 몰입감을 높였다.

관제탑과의 교신 음성, 비행기 엔진 소리를 들려주는가 하면 통상적인 객석 안내 사항도 기내 안전 방송처럼 연출했다.

멕시코의 자연과 문화를 느낄 수 있는 무대 장치는 곡예가 빛날 수 있는 바탕이 됐다.

작품은 주인공이 멕시코를 여행하고 있다는 줄거리에 맞게 시시각각 배경을 바꿨다.

바다에서는 주인공이 스킨스쿠버 복장을 하고 등장했고, 영화 세트장을 방문했을 때는 영화를 촬영하고 있다는 설정이 더해졌다.

플라멩코 기반의 리듬감 있는 음악도 곡예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대형 회전 그네를 활용한 '스윙 360'(Swing 360) 장면에는 멕시코 프로 레슬링 '루차 리브레'(Lucha Libre) 복장을 한 곡예사가 등장했다.

빅탑 천장에 닿을 듯 높이 떠오른 곡예사가 연속으로 세 바퀴를 회전하기 시작하자 관객들은 함성을 내지르기 시작했다.

발을 고정한 채 양손을 놓고 그네를 타는 모습에선 비명도 나왔다.

'콘토션'(Contortion) 곡예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코코'의 모티프인 '죽은 자의 날' 축제를 배경으로 펼쳐졌다.

수많은 촛불이 무대를 둘러싼 가운데 트럼펫 연주와 노래가 더해지자 오묘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곡예사는 허리를 뒤로 젖혀 머리를 다리 사이에 넣는 등 보고도 믿기 힘든 광경을 잇달아 연출했다.

하늘에서 쏟아지는 물에 터지는 탄성…태양의서커스 '루치아'
공연의 백미는 곡예사들이 무대에 설치된 2대의 그네를 넘나드는 '스윙 투 스윙'(Swing to Swing) 장면이었다.

한쪽 그네에 탑승한 곡예사는 정점에서 10미터 높이로 뛰어올라 반대쪽 그네에 사뿐히 착지했다.

갈수록 난도를 높여 공중에서 3바퀴 이상을 회전하는 순간에는 올림픽 체조 경기를 보는 듯한 인상을 줬고, 정확하게 타이밍을 맞춰 기술을 성공시키는 모습은 짜릿한 쾌감을 선사했다.

하늘에서 쏟아지는 물에 터지는 탄성…태양의서커스 '루치아'
출연진이 관객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추억을 선사한 점도 인상적이었다.

저글링 곡예사는 객석 곳곳을 돌아다니며 눈앞에서 곡예를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무대를 정비하는 막간을 이용해 배우와 관객이 즉석에서 공을 가지고 게임을 진행하는 등 즐길 거리가 이어졌다.

'루치아'의 서울 공연은 12월 31일까지 열리며 이후 내년 1월부터 부산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하늘에서 쏟아지는 물에 터지는 탄성…태양의서커스 '루치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