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모듈 국산 줄고 중국산 늘고…풍력 설비는 100% 외국산
전문가 "해상풍력 등 입찰 시 설비 국산화율 고려해야"

최근 6년간 태양광 발전사업의 신규 용량이 3배 넘게 뛰어오르는 동안 태양광 발전의 매출액은 16.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태양광 모듈의 국산 점유율은 3%포인트 줄었고, 이는 고스란히 중국산 모듈의 점유율 증가로 이어졌다.

2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양금희 의원이 한국에너지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2021년 신재생에너지 보급 및 산업통계'에 따르면 태양광 신규 용량은 2015년 1천225메가와트(㎿)에서 2021년 3천915㎿로 3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태양광 신규 용량의 연평균 증가율은 25.6%에 달했다.

그러나 태양광 신규 설치 용량 증가 추세와는 반대로 고용인원과 매출액은 매년 쪼그라들었다.

태양광 발전 고용인원은 2015년 8천639명에서 2021년 6천654명으로 6년 새 23% 줄었다.

태양광 발전의 내수, 수출, 해외공장 매출을 합한 총매출액은 2015년 7조5천551억원에서 2021년 6조3천113억원으로 16.5%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태양광 모듈의 국산 점유율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새 3%포인트 줄었다.

2016년 국산 태양광 모듈 비율은 71.91%였다가 지난해 68.91%로 3% 포인트 감소했다.

같은 기간 중국 모듈 점유율은 28.09%에서 31.09%로 3%포인트 늘었다.

국산 모듈 점유율이 줄어든 만큼 중국 모듈 점유율이 늘어난 것이다.

풍력발전의 경우엔 2015∼2021년 신규 용량과 고용인원이 동시에 줄었다.

풍력발전 신규 용량은 2015년 208㎿에서 2021년 64㎿로 69.23% 감소했고, 고용인원은 2015년 2천232명에서 2021년 1천745명으로 22% 줄었다.

풍력 RPS(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화 제도) 대상 설비의 국산 점유율은 2016년 70.4%에서 매년 급격히 하락하다가 지난해엔 0%로 떨어졌다.

반대로 외국산 설비 점유율은 2016년 29.6%에서 지난해 100%까지 치솟았다.

풍력발전 설비에서는 외국산이 국산을 완전히 대체한 것이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그간 정부가 재생에너지의 보급 확대에만 정책을 집중하면서 설비의 국산화, 고용 등에는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 결과 재생에너지 신규 용량이 증가했음에도 국내 재생에너지 산업 발전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현재 보급량이 떨어지는 해상풍력부터 향후 입찰 심사 시 가격 경쟁력뿐만 아니라 설비의 국산화율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서울과학기술대 유승훈 교수(창의융합대학장)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입찰을 통해 발전량을 할당할 때 '국내 산업 기여도'를 감안해 발전량을 결정하는 시스템을 정부가 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양금희 의원은 "재생에너지 보급과 국내 산업 발전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모두 달성하는 방향으로 에너지 정책을 재설계해야 한다"며 "산업·경제 기여도를 측정하는 항목을 재생에너지 입찰에서 반영해 국내 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