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홀 대회가 악천후로 36홀로 축소돼 75%만 지급…우승자 예우는 그대로
KPGA 비즈플레이 전자신문 오픈, 우상 상금이 감액된 까닭은


17일 전남 영암 코스모스 링스에서 끝난 한국프로골프(KPGA)코리안투어 비즈 플레이 전자신문 오픈에서 우승한 김찬우는 우승 상금으로 1억500만원을 받았다.

이는 애초 대회 전에 공지한 우승 상금 1억4천만원보다 3천500만원이나 줄어든 액수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KPGA 코리안투어 대회는 72홀로 순위를 결정한다.

72홀 경기는 매일 18홀씩 나흘 동안 치르는 게 원칙이지만, 날씨 등으로 경기 진행이 차질을 빚으면 하루에 18홀을 다 돌지 못할 수도 있고, 하루에 18홀 넘게 치르는 경우도 많다.

나흘 동안 도저히 72홀을 치르지 못한다면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대회 기간을 하루 더 늘려서 월요일에 마치는 이른바 '예비일'을 시행하는 것이다.

아니면 54홀, 또는 36홀, 아니면 18홀로 줄여서 순위를 가리는 방식도 있다.

'예비일'은 비용뿐 아니라 선수와 대회 진행 요원, 중계 방송사, 그리고 골프장 등 수많은 관계자 일정이 바뀌는 사안이라 시행이 쉽지 않다.

KPGA 코리안투어에서 예비일이 시행돼 월요일에 경기를 끝낸 사례는 지금까지 딱 두 번뿐인 이유다.

대부분 대회 축소를 선택한다.

54홀로 줄어도 72홀 대회와 달라지는 게 없다.

지금까지 악천후 때문에 54홀로 줄여 치른 대회는 많다.

올해도 GS 칼텍스 매경오픈이 날씨 때문에 54홀로 치러졌다.

올해 4회째 치러진 비즈플레이 전자신문 오픈도 2020년과 작년까지 두 번이나 54홀로 축소됐다.

그러나 36홀로 축소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36홀로 줄어들면 애초 편성된 총상금의 75%만 지급한다.

비즈플레이 전자신문 오픈은 폭우 때문에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해 54홀로 축소됐다가 결국 36홀로 치러졌다.

이 때문에 총상금은 7억원에서 5억2천500만원으로 줄었고, 우승 상금도 1억4천만원에서 1억500만원으로 감액됐다.

그래도 우승자 김찬우는 KPGA 코리안투어 대회 우승자로 인정받고 우승자에 주는 2년 시드와 제네시스 포인트 1천점은 그대로 받았다.

원래 36홀 대회는 세계랭킹 포인트 부여 대상이 아니지만, 세계랭킹 포인트가 할당된 72홀 대회가 축소돼 36홀로 치러진 경우에는 세계랭킹 포인트를 준다.

비록 36홀 대회지만 컷 규정도 적용돼 공동 60위까지만 상금과 제네시스 포인트를 받았다.

61위 이하 53명은 나흘 동안 대회장에 매일 출근하고도 상금 한 푼 없이 씁쓸하게 귀가했다.

KPGA 코리안투어에서 72홀 대회가 36홀로 끝낸 경우는 이번이 세 번째다.

1983년 부산오픈, 그리고 1989년 포카리스웨트 오픈이 36홀 만으로 우승자를 가렸다.

KPGA 비즈플레이 전자신문 오픈, 우상 상금이 감액된 까닭은
그나마 이번 대회는 사상 초유의 18홀 짜리 대회가 될 뻔한 위기를 넘겼다.

이날 전남 영암 일대에는 비가 계속된다는 예보가 있었지만, 다행히 날씨가 바뀌어 비는 내리지 않았다.

다만 코스 정비를 하느라 1시간 가량 시작이 늦어졌을 뿐이다.

대회조직위원회는 이날도 날씨 때문에 경기가 무산될 경우를 대비해 월요일인 18일을 예비일로 지정해 무조건 36홀을 치른다는 계획이었다.

만약 18홀로 끝났다면 공식 대회로 인정받지 못한다.

우승자도 없고 순위도 없다.

총상금 50%, 즉 7억원의 절반인 3억5천만원을 출전 선수 전원이 같은 금액으로 나눈다.

한편 대회가 첫날에만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이틀째 경기와 사흘째 경기가 취소되거나 중단되면서 파행을 겪자 일부 선수들은 기권을 선택하고 짐을 싸는 모습도 연출됐다.

김비오, 박상현, 이승택, 그리고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국가대표 조우영 등 4명은 전날 기권했다.

신용구, 이준석, 정재현, 정찬민은 최종일 도중 포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