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혜리 인스타그램, 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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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겸 배우 혜리(29)가 항공사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폭로한 가운데 델타 항공 측이 해명을 내놓았다.

1일 델타 항공은 혜리가 현지시간으로 30일 오후 2시 19분 탑승할 예정이던 미국 로스앤젤레스발 뉴욕행 비행편은 기종 변경 과정에서 일부 일등석 고객이 이코노미석으로 '다운그레이드'된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혜리는 "한 달 반 전에 예약하고, 좌석까지 미리 지정했는데 '퍼스트 클래스' 좌석이 없다고 '이코노미'로 다운그레이드. 환불도 못 해주고, 자리가 마음에 안 들면 다음 비행기 타고 가라는 항공사"라며 "심지어 두 자리 예약했는데 어떻게 둘 다 다운그레이드될 수가 있나요"라는 글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재했다.

혜리는 "하고 싶은 말이 산더미인데 제대로 못 해서 영어 공부 열심히 해야지 생각한 순간이었다"며 "너무나도 황당한 경험, 여러분은 조심하라"고 덧붙였다.

혜리는 현재 개인적으로 미국에서 시간을 보내는 중이었다. 혜리의 소속사 관계자는 "우리도 SNS를 보고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내 항공사들의 갑질과 인종차별은 여러 차례 문제가 된 바 있다. 혜리는 문제의 항공사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항공권에 적힌 'ELTA AIR LINES'라는 표기를 보고 "델타 항공이 혜리가 아시아인이라 인종차별을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델타 항공 측은 "안전한 운항을 위해 항공기를 작은 기종으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벌어진 일"이라며 "이러한 경우의 관례에 따라 해당 승객에게 1등석 탑승이 가능한 다음 항공편 탑승을 권하거나, 이코노미석 탑승 시 좌석에 대한 차액을 환불받을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차액에 대한 금액은 환불 처리가 진행 중"이라며 "고객께 불편하게 해 죄송하며 고객 서비스 담당자가 직접 연락을 드릴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델타 항공의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델타 항공은 2017년 오버부킹으로 어린아이의 자리를 다른 사람에게 양보하고, 아이를 무릎에 앉혀달라는 요구를 승객에게 했다가 문제가 됐다. 이들 가족은 정식으로 좌석을 구매했기 때문에 항공사에 "그럴 수 없다"고 말하자, 승무원은 "그렇다면 가족 모두 비행기에서 내리라"고 요구하는 한편 "계속 항의하면 감옥에 가야 한다"고 협박까지 했다.

피해 가족은 이 일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유튜브 채널을 통해 폭로했고, 미 언론도 이를 주요 뉴스로 다루며 항공사 갑질을 문제 삼았다.

같은 해 한인 일가족에게 모욕적인 언행을 하고 탑승을 거부하는 일이 발생해 인종차별 논란까지 불거졌다.

몇몇 네티즌들은 "일부 일등석 고객의 좌석이 다운그레이드된 것이라면, 다운그레이드된 고객과 남은 고객의 인종까지 함께 공개해야 델타 항공이 인종차별 논란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