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많은 사람이 집에 TV가 없거나 있더라도 방송국이 송출하는 편성표에 따라서 시청하기보다 (TV를) 디스플레이 정도로 사용하죠."
갤럭시코퍼레이션의 최고제작책임자(CCO)이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피지컬:100' 시리즈 연출자인 장호기 PD의 말은 그의 행보를 한 마디로 명료하게 설명했다.
장 PD는 MBC 소속으로 '피지컬:100' 시즌1을 연출해 세계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뒤 프로그램을 공동제작한 갤럭시코퍼레이션으로 옮겨 지금은 시즌2를 연출하고 있다.
그는 16일 여의도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방송영상마켓(BCWW) 2023' 콘퍼런스 연단에 올라 "사람들은 유튜브나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동영상 스트리밍)를 보고 있는데 '화요일 밤 11시 10분에 방송할테니 TV 앞에 앉아주세요'라고 부탁하는 건 시대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장 PD는 "방송사에서 일하면서 아무리 열심히 콘텐츠를 만들어도 많은 사람이 시청하지 않는다는 점이 아쉬웠다"며 "그러던 중 전세계에서 보는 글로벌 플랫폼의 콘텐츠를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1월 공개된 시즌1은 단순하고도 직관적인 형식과 '날 것' 그대로의 재미로 호평받아 2주 연속으로 넷플릭스 시청 시간 1위를 기록했다.
장 PD는 "세계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소재를 찾아야겠다고 생각하던 중 몸을 뜻하는 '피지컬'이라는 단어에 꽂혔다"며 "이 피지컬이란 단어를 갖고 어떤 식으로든 콘텐츠를 만들면 한국뿐 아니라 (넷플릭스를 이용하는) 190개 국가의 시청자와도 소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제작 과정에서 농담처럼 '지구 반대편에 있는 칠레에 있는 할머니도 와인을 마시면서 볼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고, 만드는 내내 칠레에 있는 어떤 할머니를 상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게 해서 만든 '피지컬:100'이 실제로 칠레에서 시청 시간 10위 이내에 들어간 걸 보고 기분이 너무 좋았다"며 웃어 보였다.
'피지컬:100'은 현재 시즌2를 촬영 중이며 공개 시기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이날 콘퍼런스는 K-콘텐츠 관련 국내 업체들이 한곳에 모여 소통하고 서로의 비전을 공유하기 위한 BCWW의 일환으로 열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