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엉키고, 설키며 하모니·불협화음 만들죠…한국 공연도 늘릴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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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 홍수진과 첼리스트 홍수경은 11개월 차 자매다.
둘 다 1977년생으로 홍수진은 1월, 홍수경은 12월에 태어났다.
홍수진은 2004년에, 홍수경은 2009년에 각각 덴마크 국립 오케스트라단에 입단해 현재 각각 악장과 첼로 수석을 맡고 있다.
또 1999년부터 홍수경의 남편인 피아니스트 옌스 엘베케어와 3중주단 '트리오 콘 브리오 코펜하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자매가 클래식 음악계에 몸담은 경우는 흔하지만, 이렇게 오랜 기간 한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하고, 실내악팀으로 꾸준히 이어가는 경우는 흔치 않다.
자매간 우애를 넘어 음악적인 합이 잘 맞기에 가능한 일이다.
두 사람은 다음 달 11일부터 20일까지 롯데문화재단이 주최하는 클래식 레볼루션 무대에 두 차례 선다.
14일에는 트리오 콘 브리오 코펜하겐의 공연으로, 17일에는 인천시향과의 협연으로 합을 맞춘다.
홍 자매는 공연을 앞두고 28일 한 연합뉴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어렸을 때부터 서로 제일 큰 선의의 경쟁자이자 (기댈 수 있는) 기둥이 돼 줬다.
지금은 외국 생활과 바쁜 연주 일정을 소화하면서 삶과 음악에 있어 가장 소중한 조언자"라고 서로의 존재에 대해 말했다.
홍 자매는 말 그대로 '음악가족'에서 자랐다.
이들은 피아니스트인 어머니와 성악을 즐겼던 치과 의사인 아버지를 둔 네 자매 중 둘째와 셋째로, 첫째 언니는 클라리네티스트 홍수연, 막냇동생은 대전시향 오보에 수석인 홍수은이다.
홍수경은 "1991년에 (네 자매가) 오스트리아 빈으로 유학을 떠났다.
석사 과정을 마친 후 흩어졌는데, 수진 언니와 저는 트리오를 결성하면서 독일 쾰른으로 함께 이동했고, 활발하게 트리오로 활동하다 둘 다 덴마크 오케스트라에서 자리를 맡으면서 코펜하겐으로 같이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유럽, 미국, 남미, 아시아를 돌며 1천700회 넘는 연주를 선보였고, 각종 콩쿠르도 휩쓸었다.
덴마크 국립 오케스트라에서는 연 60∼70회에 달하는 트리오 활동을 병행할 수 있는 계약으로 활동하고 있다.
홍 자매는 "오케스트라에서는 악장과 첼로 수석으로 누구보다도 자주 함께 같은 무대에 선다.
1년에 120번 넘게 무대에서 눈과 호흡을 맞추다 보니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텔레파시가 생긴 것 같다"며 "대규모 실내악이라고 할 수 있는 오케스트라와 트리오 두 앙상블의 장점을 최고로 만들어 가려고 한다.
여러모로 최적의 콤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집에서든 직장에서든 가족과 늘 붙어있어야 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을 텐데, 홍 자매는 이마저도 최고의 음악을 선사할 수 있는 장점이라고 꼽았다.
"가족이라서 사생활과 일을 구분하기가 힘들 때도 있지만, 이 부분도 24년 동안의 경험으로 계속 배워가고 있어요.
하지만 음악은 일이 아닌 삶이죠. 서로 엉키고, 설키며 하모니와 불협화음을 만들어 가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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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홍 자매는 앞으로는 한국에서 공연을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라고도 했다.
홍 자매는 "지난 10년 공안 한국 음악계에도 실내악 앙상블들에 대한 관심이 엄청나게 늘었고, 한국계 현악 사중주나 피아노 트리오 그룹들이 국제적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며 "동료 그룹들도 자주 내한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도 한국에서 더 활동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