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우·이호준, 한국 경영 사상 최초로 '세계선수권 동반 결승'
김우민도 자유형 400m 결승에서 '나 홀로 아시아 선수'
한국 수영, 13년 만의 AG '멀티 金' 보인다…파리까지 쾌속 질주
2023 국제수영연맹 후쿠오카 세계선수권대회는 나날이 발전하는 한국 수영의 희망적인 현주소를 입증한 무대다.

한국 수영 간판선수 황선우(20·강원도청)는 주 종목인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4초42로 3위에 올랐다.

이호준까지 이 종목 결승에 진출해 한국 경영 사상 최초로 '세계선수권대회 동반 결승행'이 성사됐다.

그는 결승에서 1분46초04로 역영해 6위로 선전했다.

'제2의 박태환'으로 성장 중인 김우민(21·강원도청)은 자유형 400m 예선에서 3분44초52로 자신의 기록을 1초 이상 앞당기더니, 5위로 골인한 결승에서는 3분43초92로 터치패드를 찍어 하루에 두 번이나 개인 기록을 새로 썼다.

이들의 급성장으로 한국 수영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최소 2개의 금메달을 꿈꾼다.

세계선수권대회 성과만 놓고 본다면, 아시안게임 자유형 200m와 400m에서는 이변이 없다면 금빛 역영이 펼쳐질 전망이다.

한국 수영, 13년 만의 AG '멀티 金' 보인다…파리까지 쾌속 질주
자유형 200m에서 세계 최정상급 기량을 뽐내던 황선우에게 아시아권 라이벌이 등장한 건 최근이다.

중국 자유형 희망으로 떠오른 판잔러(18)는 지난 5월 중국 국내 대회에서 황선우가 보유했던 자유형 100m 종전 아시아 기록(47초56)을 0.34초 앞당긴 47초22를 기록했다.

이어 자유형 200m에서도 1분44초65로 황선우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황선우는 6월 광주 대회 자유형 200m에서 1분44초61로 판잔러의 기록을 넘어서면서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이번 세계선수권대회가 전초전 성격을 띠게 됐다.

그러나 많은 수영 전문가의 예상대로, 아직 경험이 많지 않은 판잔러는 큰 대회에서 황선우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자유형 200m 준결승에서 황선우가 1분45초07의 기록으로 전체 3위를 차지했지만, 판잔러는 1분46초05의 저조한 성적으로 공동 10위에 그쳐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황선우와 판잔러는 수영장에서는 순위를 놓고 다투는 경쟁자라도, 풀 밖에서는 우정을 나누는 사이다.

황선우는 자유형 200m 준결승이 끝난 뒤 "판잔러 선수도 잘하고 정도 많이 가고 착한 선수다.

인사도 서로 잘하고 얘기도 많이 하고 격려해주는 친구"라며 탈락을 아쉬워했다.

일본 수영 영웅 마쓰모토 가쓰히로(26)도 황선우에게 미치지 못했다.

2019년 광주 대회 자유형 200m 은메달리스트인 마쓰모토는 이번 대회 자유형 200m 준결승에서 1분45초97로 펠릭스 아우뵈크(26·오스트리아)와 동시에 터치패드를 찍은 뒤 결승행 승자를 가리기 위한 스윔-오프에서 패했다.

한국 수영, 13년 만의 AG '멀티 金' 보인다…파리까지 쾌속 질주
황선우가 자유형 200m에서 '아시아 최강' 자리를 재확인했다면, 김우민은 자유형 400m에서 이미 아시아에 적수가 없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김우민은 이번 세계선수권대회 자유형 400m에서 아시아 선수로는 유일하게 결승 출발선에 섰다.

자유형 800m에서도 7분47초69의 한국 신기록을 수립했고, 전체 14위로 결승 진출에 실패했어도 아시아 선수 가운데서는 최고 성적을 냈다.

한국 수영 대표팀이 아시안게임에서 2개 이상의 금메달을 마지막으로 획득한 건 2010년 광저우 대회였다.

당시 박태환은 남자 100m와 200m, 400m까지 3관왕을 차지했고, 정다래가 여자 평영 200m에서 깜짝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때 획득한 금메달 4개가 한국 경영 아시안게임 최다 금메달이다.

안방에서 열린 2014년 인천 대회는 하나의 금메달도 얻지 못했고,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는 김서영이 여자 개인혼영 200m 금메달로 자존심을 지켰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리 선수들이 보여주는 모습이면, 13년 만의 '멀티 금메달'을 넘어 역대 최다 금메달까지 노릴 만하다.

한국 수영, 13년 만의 AG '멀티 金' 보인다…파리까지 쾌속 질주
아시안게임이 끝나면 다음 무대는 파리 올림픽이다.

황선우는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자유형 100m 5위(47초82), 200m 7위(1분45초12)를 기록했다.

특히 자유형 200m에서는 예선을 1분44초62, 전체 1위로 통과하며 한국기록과 세계주니어기록을 갈아치웠으나 이후 경험 부족을 드러내며 준결승과 결승에서는 예선보다 저조한 성적을 냈다.

그로부터 2년 동안 '산전수전' 겪은 황선우는 파리 올림픽 자유형 200m에서 유력한 메달 후보로 떠올랐다.

한국 수영 선수가 올림픽 무대에서 마지막으로 메달을 딴 건 2012 런던 올림픽 박태환(자유형 200m, 400m 은메달)이었다.

황선우는 이번 대회를 통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이어 파리 올림픽까지 쾌속으로 역영할 준비를 마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