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실내악 연주자들 이끈 조성진…섬세하게 주고받은 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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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아트센터서 발트 앙상블과 협연…모차르트·쇼팽 연주
쏟아지는 박수갈채에 악장 바이올린 뺏어 들고 퇴장해 웃음
베를린 필하모닉, 뉴욕 필하모닉 등 세계 명문 악단과 호흡을 맞춰온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젊은 연주자들로 구성된 발트 앙상블과 섬세한 하모니를 만들어냈다.
25일 경기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 무대에 오른 조성진은 지휘자를 대신하듯 발트 앙상블 단원들에게 고개를 끄덕이거나 시선을 보내며 곡의 흐름을 이끌었다.
실내악 형태로 진행된 이날 연주는 지휘자가 따로 없었다.
발트 앙상블은 유럽 각지의 주요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하는 젊은 한국인 연주자들이 모여 구성한 현악단이다.
각각의 색깔을 지닌 연주자들은 조성진의 연주에 맞춰 어우러지며 실내악 특유의 매력을 뿜어냈다.
이날 조성진이 1부에서 들려준 곡은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9번. 모차르트가 이전에 작곡한 피아노 협주곡과는 규모나 형식적인 면에서 발전된 형태를 보여 '최초의 위대한 걸작'이라고 불리는 곡이다.
조성진은 관악 파트의 팡파르가 울린 퍼진 직후 여유롭게 독주 파트를 넘겨받았다.
부드러운 선율을 따라 얼굴에는 옅은 미소를 띠기도 했다.
이 곡은 모차르트가 쓴 어떤 협주곡보다도 복잡한 기교를 요구하지만, 조성진은 마치 아주 쉬운 곡을 연주하듯 여유롭게 건반을 두드렸다.
피아노 소리가 점차 작아지며 오케스트라에 곡을 넘겨줄 때는 몸을 한껏 건반 위로 낮췄다가 악단 쪽으로 돌리며 신호를 줬고, 오케스트라의 연주에 끼어들 때면 어김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타이밍을 잡았다.
2부 곡은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이었다.
짝사랑에 번민하던 열아홉 쇼팽의 풋풋한 감성이 담긴 곡이다.
쇼팽은 조성진이 늘 연주하는 협주곡이지만, 이날은 오케스트라 버전이 아닌 현악 5중주로 편성된 실내악판이란 점에서 특별했다.
조성진은 모차르트 9번 연주 때와 마찬가지로 발트 앙상블과 호흡을 주고받았지만, 이번에는 주인공이 된 것처럼 힘있게 연주를 밀어붙였다.
조성진이 선사하는 '명불허전 쇼팽'이었다.
독주 파트에서는 확신에 찬 격정적인 타건을 자랑하다가도 첼로 선율과 피아노 연주만이 어우러지는 구간에는 감미로운 선율로 객석을 숨죽이게 했다.
발트 앙상블의 연주도 훌륭했다.
협연 곡을 제외하고도 레스피기의 '옛 노래와 춤곡 모음곡 3번'에서는 현악단만의 감미로운 선율을, 버르토크의 '현을 위한 디베르티멘토'에서는 다채로운 개성을 드러냈다.
이날 공연을 감상한 김주영 음악평론가는 "소규모 앙상블 연주인만큼 디테일이 아기자기하게 만들어질 수 있는 연주 프레임을 잘 살린 연주였다"며 "젊은 연주자들끼리 직감으로 알아채는 호흡이 짜릿하게 잘 맞아떨어졌다.
모차르트 곡에서는 양보할 때 양보하고, 부딪칠 때 부딪치면서 입체적인 연주가 나왔고, 쇼팽 곡에서는 조성진의 리더십도 느껴졌다"고 호평했다.
조성진은 이날 나이대가 비슷한 또래 연주자들과의 공연이 즐거웠는지 장난스러운 모습도 내비쳤다.
앙코르곡인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 2악장 끝나고 여러 차례 퇴장과 입장을 반복했는데도 박수와 환호가 잦아들지 않자, 조성진은 악장의 바이올린을 뺏어 들고 퇴장해 관객들의 웃음을 터트렸다.
/연합뉴스
쏟아지는 박수갈채에 악장 바이올린 뺏어 들고 퇴장해 웃음

25일 경기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 무대에 오른 조성진은 지휘자를 대신하듯 발트 앙상블 단원들에게 고개를 끄덕이거나 시선을 보내며 곡의 흐름을 이끌었다.
실내악 형태로 진행된 이날 연주는 지휘자가 따로 없었다.
발트 앙상블은 유럽 각지의 주요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하는 젊은 한국인 연주자들이 모여 구성한 현악단이다.
각각의 색깔을 지닌 연주자들은 조성진의 연주에 맞춰 어우러지며 실내악 특유의 매력을 뿜어냈다.
이날 조성진이 1부에서 들려준 곡은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9번. 모차르트가 이전에 작곡한 피아노 협주곡과는 규모나 형식적인 면에서 발전된 형태를 보여 '최초의 위대한 걸작'이라고 불리는 곡이다.
조성진은 관악 파트의 팡파르가 울린 퍼진 직후 여유롭게 독주 파트를 넘겨받았다.
부드러운 선율을 따라 얼굴에는 옅은 미소를 띠기도 했다.
이 곡은 모차르트가 쓴 어떤 협주곡보다도 복잡한 기교를 요구하지만, 조성진은 마치 아주 쉬운 곡을 연주하듯 여유롭게 건반을 두드렸다.
피아노 소리가 점차 작아지며 오케스트라에 곡을 넘겨줄 때는 몸을 한껏 건반 위로 낮췄다가 악단 쪽으로 돌리며 신호를 줬고, 오케스트라의 연주에 끼어들 때면 어김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타이밍을 잡았다.

짝사랑에 번민하던 열아홉 쇼팽의 풋풋한 감성이 담긴 곡이다.
쇼팽은 조성진이 늘 연주하는 협주곡이지만, 이날은 오케스트라 버전이 아닌 현악 5중주로 편성된 실내악판이란 점에서 특별했다.
조성진은 모차르트 9번 연주 때와 마찬가지로 발트 앙상블과 호흡을 주고받았지만, 이번에는 주인공이 된 것처럼 힘있게 연주를 밀어붙였다.
조성진이 선사하는 '명불허전 쇼팽'이었다.
독주 파트에서는 확신에 찬 격정적인 타건을 자랑하다가도 첼로 선율과 피아노 연주만이 어우러지는 구간에는 감미로운 선율로 객석을 숨죽이게 했다.
발트 앙상블의 연주도 훌륭했다.
협연 곡을 제외하고도 레스피기의 '옛 노래와 춤곡 모음곡 3번'에서는 현악단만의 감미로운 선율을, 버르토크의 '현을 위한 디베르티멘토'에서는 다채로운 개성을 드러냈다.
이날 공연을 감상한 김주영 음악평론가는 "소규모 앙상블 연주인만큼 디테일이 아기자기하게 만들어질 수 있는 연주 프레임을 잘 살린 연주였다"며 "젊은 연주자들끼리 직감으로 알아채는 호흡이 짜릿하게 잘 맞아떨어졌다.
모차르트 곡에서는 양보할 때 양보하고, 부딪칠 때 부딪치면서 입체적인 연주가 나왔고, 쇼팽 곡에서는 조성진의 리더십도 느껴졌다"고 호평했다.
조성진은 이날 나이대가 비슷한 또래 연주자들과의 공연이 즐거웠는지 장난스러운 모습도 내비쳤다.
앙코르곡인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 2악장 끝나고 여러 차례 퇴장과 입장을 반복했는데도 박수와 환호가 잦아들지 않자, 조성진은 악장의 바이올린을 뺏어 들고 퇴장해 관객들의 웃음을 터트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