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술 대학에서 교수님이 학생들에게 물었다. 언제 작업이 가장 잘 되느냐고. 학생들이 대답한다. ‘조용할 때요’ ‘밤에요’ ‘빗소리가 들릴 때요’ 등등. 그때 전혀 다른 대답을 했다. ‘남이 잘한 것 봤을 때요’ 순간 정적이….
남이 잘하는 것을 보면 나도 저렇게 잘하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그런데 남이 잘하는 것을 보고도 딱 그만큼만 해야 할 때가 있다. 바로 군무를 할 때이다. 군무에서는 튀지 않게 하는 것이 잘하는 것이다. 너무 눈에 띄게 잘해도 안되고, 눈에 띄게 못해서도 안된다.
이 군무의 연기가 가장 중요한 공연이 있다. 바로 ‘백조의 호수’ 이다. 백조의 호수에는 4인무(4인이 함께 춤추는 것) 장면이 나오는데, 이때 발레리나 4인이 손을 잡고 하나가 되어 춤춘다. 백조의 호수 줄거리를 살펴 보자.

지그프리드 왕자의 생일날 연회가 열린다. 왕비가 나타나 다음날 열리는 무도회에서 신부를 정해야 한다고 지그프리드에게 말한다. 연회가 끝나고 지그프리드는 백조 사냥을 간다. 호숫가에 도착했을 때 백조 무리가 날아든다. 왕자는 백조를 향해 활을 겨누었는데, 백조 무리 중 한 마리가 아름다운 아가씨 오데트로 변하는 것을 보고 멈춘다. 오데트는, 자신은 원래 공주인데 마법사인 로트바르트의 저주를 받아 낮에는 백조로 변하고, 밤에는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 온다고 말한다. 이 저주는 영원한 사랑을 맹세받아야만 풀린다고 한다.

원작은 둘이 함께 뛰어내리며 비극으로 끝나지만, 요즘은 행복한 결말로 끝을 맺기도 한다. 백조의 호수는 많은 버전으로 공연되고 있다. 단연 화제가 되고 있는 버전은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 버전이다. 전형적으로 가냘픈 여성 백조가 아닌 근육질의 남성 백조를 등장시켜 충격을 준다. 고전 발레의 전통을 없애고 새로운 무용 시대를 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