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 시절 '부동산 의혹' 12명 탈당 권유 전례도 영향
송 전 대표는 이번 사건의 핵심 당사자로 일찌감치 지목됐음에도 연루 의혹을 부인하며 조기 귀국 요구를 거부해왔지만, 내년 총선 악재를 우려하는 당 안팎의 압박이 점점 거세지자 끝내 백기를 든 양상이다.
지난해 12월부터 프랑스에 머물며 파리경영대학원(ESCP) 방문 연구교수로 활동 중인 그는 애초 예정대로 올해 7월 귀국하겠다는 입장을 공언해왔다.
지난 19일(현지 시각)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조기 귀국 여부 등에 대해 "토요일(22일)에 말씀드리겠다"면서 답변을 미뤄왔다.
그 사이 민주당에서는 송 전 대표에 대한 성토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졌다.
핵심 당사자인 송 전 대표가 귀국을 미루는 듯한 인상을 주면서 '부패 이미지' 태풍에 자칫 당이 난파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했다.
이에 지난 20일 의원총회에서 송 전 대표의 '즉시 귀국'을 요구하는 데 총의가 모였다.
당내에서는 송 전 대표를 향해 자진 탈당 요구뿐 아니라 강제 출당, 정계 은퇴 등은 물론 파리로 직접 가서 그를 데려오자는 '압송' 주장까지 터져 나왔다.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도 여러 채널로 송 전 대표를 접촉해 조기 귀국 및 사태 해결을 종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송 전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제가 당 대표 입장이라도 얼마나 곤혹스러운 상황이겠는가"라면서 "의원님들의 그런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고 말했다.
송 전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같은 원칙은 제게도 적용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당에 누를 끼친 책임을 지겠다"며 "이 자리를 빌려서 마음의 상처를 받으면서도 당을 위해 부담을 감수하고 고군분투하여 이겨내신 12분의 의원님께 죄송하다는 말씀과 함께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탈당 권유를 한 의원들에게 최근 개별적으로 사과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4일 귀국할 예정인 송 전 대표의 정치적 명운은 향후 검찰 수사의 향배에 달렸다.
송 전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여러 차례 억울함을 드러내며 무고함을 주장했다.
그는 돈 봉투 의혹에 대해서는 '모른다'는 입장을 되풀이하며 "돌아가서 하나하나 점검하도록 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전당대회 당시를 거론하면서 "캠프의 일을 일일이 챙기기 어려웠던 사정이었다"고 했고, 윤관석, 이성만 의원 등으로부터 보고 받은 기억도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검찰 소환도 없지만 가능한 한 빨리 귀국해 검찰 조사에 당당히 응하고 책임지고 사태를 해결하겠다"며 "제가 귀국하면 검찰은 저와 함께했던 사람들을 괴롭히지 말고 바로 저를 소환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당내 일각에서도 검찰의 무리한 수사를 주장하며 크게 문제 될 소지가 없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언론을 통해 공개된 이정근(구속기소)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의 통화 녹음 파일 가운데 송 전 대표가 돈 봉투 살포를 인지 또는 개입한 것으로 추측되는 내용도 있는 등 이번 사태의 파급력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여전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