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미컨소시엄, 매립기본계획 반영 요청…3년 만에 재추진
해운대구 긍정 검토 소식 알려지자 구의회는 반대 결의문
[현장 in] 부산 동백섬 앞 운촌항 개발 두고 논란 재점화
전국적인 명소인 부산 해운대구 동백섬 앞 운촌항에 대규모 마리나 시설을 건립하는 사업이 재추진되면서 지역사회에서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14일 부산시와 해운대구에 등에 따르면 민간사업자 삼미컨소시엄은 최근 해양수산부에 공유수면 매립 기본계획 반영요청서를 제출했다.

이는 운촌항 마리나 항만 개발(운촌항 개발)을 위한 해양 매립 허가 절차의 하나다.

컨소시엄은 요청서를 제출하며 지난 2019년 해수부에 제출했던 사업계획 일부를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립 규모는 다소 축소된 것으로 전해지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운촌항 개발은 2014년 해양수산부 거점형 마리나 항만 민간투자 공모 사업으로, 부산시와 삼미컨소시엄이 협약을 맺으면서 시작됐다.

동백섬 앞 운촌항 일대 12만4천85㎡에 클럽하우스, 250척 규모 계류시설, 공원, 공공주차장, 방파제 등을 만드는 사업이다.

사업 추진 초기부터 문화재보호구역인 동백섬 일대 해안을 매립해야 하는 문제로 논란이 불거졌다.

곧이어 사업자가 이곳에서 복합문화공간 더베이101을 운영하는 삼미로 알려지며 특혜시비까지 불거졌다.

삼미는 해양레저사업 활성화 명목으로 운촌항에 더베이101을 운영하며 상업시설에만 치중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또 매립한 땅과 건물 모두 사업자에 재산권이 넘어가고, 마리나 항만을 위해 정부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방파제를 조성하는 것이 역시 환경 훼손 논란과 함께 삼미에게 특혜를 준다는 점이 부각됐다.

[현장 in] 부산 동백섬 앞 운촌항 개발 두고 논란 재점화
2016년부터 지역사회에서는 해양레저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찬성 의견과 난개발과 특혜를 막아야 한다는 반대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삼미컨소시엄이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한 당시(2020년) 관할 해운대구는 지역주민 의견을 수렴해 운촌항 개발 사업에 사실상 반대하는 입장을 해수부에 전달했고 그 이후 사업은 답보상태에 빠졌다.

이런 상황에서 삼미컨소시엄이 최근 공유수면 매립 기본계획 반영요청서를 제출하면서 또다시 개발 문제가 수면위로 떠오르는 것이다.

이번에는 상황이 3년 전과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해운대구는 해수부의 의견요청이 들어오면 검토할 예정이라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지난 3월 말 국민의힘·해운대구 당정협의회에서 운촌항 개발 사업을 공식 안건으로 올렸고 해양레저 활성화를 위해서는 긍정적으로 검토돼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른 것으로 알려지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운대구는 해양레저 활성화를 핵심 과제로 삼고 올해 해양진흥과를 신설하기도 했다.

[현장 in] 부산 동백섬 앞 운촌항 개발 두고 논란 재점화
이 소식이 알려지자 해운대구의회는 '문화재인 해운대 동백섬을 삼미왕국으로 만들 것인가'란 제목의 결의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키고 반대 입장을 표시했다.

민주당 원영숙 구의원이 대표 발의한 결의안에는 재적의원 19명 중 13명이 이름을 올렸다.

13명 중 의장을 포함해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도 4명이나 서명했다.

구의회는 정부와 부산시 등 관계기관에 보낸 결의문에서 "동백섬 앞 운촌항은 빗물을 바다로 흘려보내 자연재해를 막아내는 중요한 곳임에도 무분별한 개발행위로 인해 2020년 해운대시장 일대가 집중호우 피해를 겪기도 했다"며 "삼미는 동백섬에 더베이101을 지어놓고 시설을 상업시설로 변신시켜 운영하면서 재산세 감면 등 온갖 특혜만 누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산시 해양레저관광과 관계자는 "시는 마리나 사업을 활성화한다는 측면에서 사업 진행 자체는 찬성하고 있지만 시민과 구청 의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해수부에서 서류가 넘어오면 사업자가 3년 전 각종 협의기관에서 제시했던 의견들을 얼마나 반영했는지 여부를 확인해 종합적으로 판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