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혼자 못 살려"…'예산시장' 위한 챗GPT의 해결책 [최원철의 미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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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챗GPT "백종원 혼자서는 안돼…정부·지역상인·소비자들 협력 필요" 답변
상권 뜨면 불거지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
지방의 경우 관광 외면으로 이어질 수 있어
챗GPT "백종원 혼자서는 안돼…정부·지역상인·소비자들 협력 필요" 답변
상권 뜨면 불거지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
지방의 경우 관광 외면으로 이어질 수 있어
요즘 챗GPT 인기가 날로 올라가고 있습니다. 얼마 전 챗GPT-4 버전이 공개됐는데, 이제는 그림만 보여주어도 인식한다고 합니다. 음식 재료만 보여주어도 무슨 요리를 하면 좋을지 알려주기도 하고, 한국말도 엄청나게 늘어서 영어만큼 잘 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최근 백종원 대표가 열심히 추진하는 '예산시장 살리기 프로젝트'에 관해 물어보았습니다. 챗GPT는 '백종원 대표가 혼자서 예산시장을 살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예산시장을 살리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역 상인들, 소비자들, 그리고 이들 간의 협력이 필요합니다'라고 답했습니다. 공감가는 답변입니다.
예산시장 살리기를 보면 백종원 대표 혼자서만 노력하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6만원대이던 주변 숙박시설은 12만~14만원까지 올려 받는다고 하고, 일부 예산시장 내 점포가격은 급등했다고 합니다. 주말에는 전국에서 찾아온 방문객 때문에 주차 전쟁이 벌어지고 일부 음식점에서는 밀려드는 손님으로 음식을 할 시간도 부족하다고 합니다.
일단 백종원 대표가 한 달 휴장을 선언하고 각종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데, 챗GPT 말 그대로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예산시장 상인들을 비롯해 공무원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주변 상가 주인들도 적극적으로 협조해야만 제대로 된 재래시장 살리기 성공 모델이 될 수 있습니다. 젠트리피케이션(원주민 내몰림) 현상이 심해지면 소비자들에게 외면받게 됩니다. 지방의 경우 차별화가 없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전주 한옥마을입니다. 많은 소비자가 찾는 국내 대표 전통 관광마을이 됐지만, 시장의 성공을 이끌었던 상인들은 비싼 임대료에 밀려나고 대기업이 운영하는 프렌차이즈 가게가 잔뜩 늘었습니다. 이제는 지붕만 한옥이고 대부분 상가가 서울 가로수길과 동일한 '전주 가로수길'이 되어버렸습니다.
경북 경주시 황남동 일대인 '황리단길'은 어떨까요. 최근 둘러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평일에도 2030세대가 몰려들고 이에 맞춰 대규모 상가들이 속속 공사를 하면서 발전하고 있었습니다. 아직 대형 프렌차이즈 매장보다는 지역 매장이 더 활성화되어 다행이긴 했지만, 조금만 지나면 임대료가 폭등해 지역 상인들이 밀려나고 '경주 가로수길'이 되지 않을까 우려됐습니다. 그렇게 되면 황리단길의 매력은 사라질 겁니다.
코로나 이후 국내 내수 관광이 확 줄어들고 일본으로 여행 가는 분들이 늘어난 이유도 전통 상권의 붕괴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일본은 지역별로 전통 상품, 전통음식이 잘 보전되어 있습니다. 관광상품도 그 지역의 특색에 맞게 갖춰져 있으니 관광 소비자가 지속해서 유입되는 것입니다. 국내에서는 이런 지역 전통 상권을 보호하는 일에 왜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것일까요. 문제가 터지고 나서야 대책을 마련하니 답답할 따름입니다.
챗GPT에 다시 '예산시장에 갈 때 어떤 관광지를 들르면 좋은가'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대한민국 1호 인공호수인 예당호가 유명하고 모노레일과 출렁다리도 있다고 답했습니다. 예산근린공원에는 '단팥 나물'이 유명하다고 하고 수덕사의 사찰음식도 건강에 좋다고 합니다. 고추와 쑥갓 떡 등이 대표적인 음식이고 전통문화와 자연경관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지역으로도 유명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답변과 같이 단순히 재래시장 한 곳만 살려서는 지속적인 관광객 유치가 이뤄질 수 없습니다. 예산군의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 즐길 거리를 융합하는 재래시장 살리기 계획안이 마련되고 공무원과 시민, 상인, 소비자까지도 같이 모여 추진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백종원 대표가 혼자 아무리 열심히 해도 다른 분들이 협조하지 않는다면 금세 예전 상태로 돌아갈 겁니다. 많은 분이 협력해 예산시장 살리기 프로젝트가 성공하고, 전국 재래시장에 모범이 되길 바랍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그래서 최근 백종원 대표가 열심히 추진하는 '예산시장 살리기 프로젝트'에 관해 물어보았습니다. 챗GPT는 '백종원 대표가 혼자서 예산시장을 살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예산시장을 살리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역 상인들, 소비자들, 그리고 이들 간의 협력이 필요합니다'라고 답했습니다. 공감가는 답변입니다.
예산시장 살리기를 보면 백종원 대표 혼자서만 노력하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6만원대이던 주변 숙박시설은 12만~14만원까지 올려 받는다고 하고, 일부 예산시장 내 점포가격은 급등했다고 합니다. 주말에는 전국에서 찾아온 방문객 때문에 주차 전쟁이 벌어지고 일부 음식점에서는 밀려드는 손님으로 음식을 할 시간도 부족하다고 합니다.
일단 백종원 대표가 한 달 휴장을 선언하고 각종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데, 챗GPT 말 그대로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예산시장 상인들을 비롯해 공무원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주변 상가 주인들도 적극적으로 협조해야만 제대로 된 재래시장 살리기 성공 모델이 될 수 있습니다. 젠트리피케이션(원주민 내몰림) 현상이 심해지면 소비자들에게 외면받게 됩니다. 지방의 경우 차별화가 없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전주 한옥마을입니다. 많은 소비자가 찾는 국내 대표 전통 관광마을이 됐지만, 시장의 성공을 이끌었던 상인들은 비싼 임대료에 밀려나고 대기업이 운영하는 프렌차이즈 가게가 잔뜩 늘었습니다. 이제는 지붕만 한옥이고 대부분 상가가 서울 가로수길과 동일한 '전주 가로수길'이 되어버렸습니다.
경북 경주시 황남동 일대인 '황리단길'은 어떨까요. 최근 둘러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평일에도 2030세대가 몰려들고 이에 맞춰 대규모 상가들이 속속 공사를 하면서 발전하고 있었습니다. 아직 대형 프렌차이즈 매장보다는 지역 매장이 더 활성화되어 다행이긴 했지만, 조금만 지나면 임대료가 폭등해 지역 상인들이 밀려나고 '경주 가로수길'이 되지 않을까 우려됐습니다. 그렇게 되면 황리단길의 매력은 사라질 겁니다.
코로나 이후 국내 내수 관광이 확 줄어들고 일본으로 여행 가는 분들이 늘어난 이유도 전통 상권의 붕괴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일본은 지역별로 전통 상품, 전통음식이 잘 보전되어 있습니다. 관광상품도 그 지역의 특색에 맞게 갖춰져 있으니 관광 소비자가 지속해서 유입되는 것입니다. 국내에서는 이런 지역 전통 상권을 보호하는 일에 왜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것일까요. 문제가 터지고 나서야 대책을 마련하니 답답할 따름입니다.
챗GPT에 다시 '예산시장에 갈 때 어떤 관광지를 들르면 좋은가'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대한민국 1호 인공호수인 예당호가 유명하고 모노레일과 출렁다리도 있다고 답했습니다. 예산근린공원에는 '단팥 나물'이 유명하다고 하고 수덕사의 사찰음식도 건강에 좋다고 합니다. 고추와 쑥갓 떡 등이 대표적인 음식이고 전통문화와 자연경관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지역으로도 유명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답변과 같이 단순히 재래시장 한 곳만 살려서는 지속적인 관광객 유치가 이뤄질 수 없습니다. 예산군의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 즐길 거리를 융합하는 재래시장 살리기 계획안이 마련되고 공무원과 시민, 상인, 소비자까지도 같이 모여 추진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백종원 대표가 혼자 아무리 열심히 해도 다른 분들이 협조하지 않는다면 금세 예전 상태로 돌아갈 겁니다. 많은 분이 협력해 예산시장 살리기 프로젝트가 성공하고, 전국 재래시장에 모범이 되길 바랍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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