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영 10분 전부터 영화 제목이 적힌 빨간색 응원 클래퍼를 손에 쥔 사람들이 하나둘씩 좌석을 채웠다.
이들은 클래퍼를 두드리거나 '더 퍼스트 슬램덩크'로 이야기꽃을 피우며 들뜬 기색이었다.
관객이 영화 속 북산고와 산왕공고의 경기를 자유롭게 응원하며 관람할 수 있는 '응원 상영회'가 열린 곳이다.
CGV는 지난달 18∼19일에 이어 이달 4∼5일 두 차례에 걸쳐 '팬심대전'이라는 이름으로 전국 10여 개 지점에서 응원 상영회를 진행했다.
이날 상영관에 모인 이들은 대부분 10~30대로 보이는 여성들이었고, 남성 관객은 4명 정도만 있었다.

극 초반 새하얀 스크린 위에 강백호, 서태웅, 송태섭, 정대만, 채치수 등 북산고 5인방의 모습이 한 명씩 그려질 때마다 환호 소리는 더욱 커졌다.
관객들은 등장인물들에 동화된 듯 함께 울고 웃으며 관람했다.
서태웅의 모습이 클로즈업될 때 한 관객이 "미모의 축복이 끝이 없다"라며 소리 내 감탄하자 객석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북산이 고전을 면치 못할 때는 "할 수 있다! 가자!"라며 박수와 함께 응원을 보내고, 송태섭이 산왕의 수비를 뚫고 앞으로 나갈 때는 한나의 대사인 "뚫어! 송태섭!"을 다 함께 외치기도 했다.
또 송태섭이 먼저 세상을 떠난 형 준섭을 추억하며 흐느끼는 장면이나 산왕공고 정우성이 오열하는 대목에서는 탄식이 터져 나왔다.
극 말미에는 대표 삽입곡인 텐피트(10-FEET)의 '제제로감'(第ゼロ感·제ZERO감)을 목청 높여 따라부르며 마치 '싱어롱'(singalong) 상영관을 방불케 했다.

영화에 들어간 것처럼 더 몰입되고 재밌다"고 입을 모았다.
응원 상영만 두 번째 관람이라는 두 사람은 북산고 농구부 유니폼 색인 빨간색으로 옷을 맞춰 입었다.
조 양은 "'슬램덩크'가 우리 세대 만화가 아니다 보니 그냥 '재밌는 농구만화'라고만 알고 있다가 영화를 보고 빠지게 됐다"며 "강백호가 너무 좋아서 만화책도 샀다.
30회차까지 찍고 싶다"며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황재현 CGV 전략지원담당은 "'팬심대전' 반응이 너무 좋아서 한 차례 더 응원 상영을 하게 됐다"며 "팬들의 수요가 계속해서 확인된다면 앞으로도 다양한 이벤트를 지속해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올해 1월 4일 개봉한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넘버원 가드' 송태섭으로 주인공으로 해 북산과 산왕의 경기를 새롭게 그렸다.
개봉 9주 차까지도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유지하며 장기흥행한 끝에 이날 오전 '너의 이름은.'(2016)의 기록 379만여 명을 넘어서며 국내 개봉 일본 애니메이션 중 최고 흥행작에 등극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