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 샤말란 감독 신작…신선한 설정 위 조여오는 압박감
'인류냐 가족이냐' 격한 선택의 기로…영화 '똑똑똑'
가족이 휴가차 머물게 된 오두막에 낯선 일행이 찾아온다.

이들은 세상의 종말을 막기 위해 왔다며 가족 중 한 명을 희생시켜야 인류를 구원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가족은 사이비 종말론자들의 헛소리로 치부하며 제안을 거절하지만, 선택을 거부할 때마다 세상에 커다란 재앙이 닥쳐오고, 눈앞에서 벌어지는 참상은 끔찍하기만 하다.

희생을 선택할 것을 강요받는 상황은 거듭되고, 가족의 마음도 조금씩 흔들리며 불안과 두려움은 커져간다.

영화 '똑똑똑'은 '식스센스'를 연출한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신작이다.

전작 '올드'(2021)를 비롯해 신선한 설정 위에 이야기를 풀어온 샤말란 감독은 이번 작품에 희생과 죽음, 구원이라는 키워드를 가져왔다.

레너드(데이브 바티스타 분) 등 침입자 일행은 환상 속에 세상의 멸망과 구원이라는 계시를 봤고, 종말을 피하기 위해서는 선택된 자들의 희생이 요구된다고 반복해서 주장한다.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 뚱딴지같은 소리 같지만, TV뉴스를 통해 전해지는 지진과 쓰나미 등 재앙의 소식은 가족의 마음을 뒤흔들고, 이를 지켜보는 관객마저 혼란의 소용돌이로 끌고 간다.

'인류냐 가족이냐' 격한 선택의 기로…영화 '똑똑똑'
작품이 '선택'이라는 키워드를 무기로 빠르게 전개되면서 관객 또한 모종의 선택을 내려야 할 듯한 압박감을 받게 만든다.

영화가 결말을 향해 갈수록 '어쩌지', '설마'라는 말이 불쑥 튀어나오는 이유다.

한창 고조된 긴장감은 영화의 결말을 통해 해소되지만, 선택의 결과를 바라보는 관객의 평가는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극 중 레너드 역을 맡은 미국 프로레슬링 스타 바티스타의 색다른 모습은 눈길을 끈다.

큰 키와 근육질 몸매로 링 위를 주름잡았던 레슬링 스타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가족에게 잔혹한 선택지를 들이미는 악인인 동시에 학생들을 떠올리며 미소 짓는 교사로 분한 바티스타는 비로소 배우로서 자리를 잡은듯하다.

작품은 북미 개봉 당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8일 개봉. 100분. 15세 관람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