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살 유부남과 사랑에 빠지는 28살 조은산 역…"상간녀 설정 모르고 촬영 시작"
'빨간풍선' 정유민 "조은산이 제 동생이었으면 가만 안 뒀죠"
"조은산이 제 동생이었으면 정말 가만 안 뒀을 거예요.

바로 바리캉 들고 쫓아갔죠."
예쁘장한 외모에 당돌한 성격을 가진 조은산(정유민 분)은 사랑을 믿지 않아 28살이 되도록 연애 한 번을 안 하지만, 가진 것 하나 없는 아빠뻘 유부남에게 매력을 느끼고, "딱 한 달만 같이 살자"며 그에게 매달린다.

TV조선 드라마 '빨간풍선' 종영을 앞두고 최근 서울 종로구 수송동 연합뉴스 본사에서 만난 배우 정유민은 '조은산이 동생이었으면 어떻게 했을 것 같으냐'는 질문에 한숨부터 푹 내쉬었다.

그는 "마지막 촬영 날까지 조은산을 이해하려고 애썼던 것 같다"며 "조은산의 행동은 늘 제 예상을 빗나갔다"고 말했다.

'빨간풍선' 정유민 "조은산이 제 동생이었으면 가만 안 뒀죠"
21살 나이 차이 나는 유부남 지남철(이성재)에게 울고불고 매달리는 그 마음도 납득하기 어려운데, 가족들에게 불륜을 들통나고 난 후 조은산의 대처는 더욱더 가관이다.

지남철이 그만 관계를 정리하자고 말하자 지남철의 아내 고금아(김혜선)를 찾아간다.

당당하게 "이제 사장님은 제가 책임진다"며 남편을 놓아달라고 요구하고, 지남철의 아들과 딸이 찾아와 울면서 따지는데도 눈 하나 깜짝 안 한다.

정유민은 조은산이 상간녀라는 설정을 아예 모르고 촬영을 시작했기 때문에 당황스러운 순간이 많았다고 했다.

"'요즘 MZ 세대답게 당당하고 개인주의'라는 캐릭터 설명과 작품 설명만 듣고 촬영을 시작했어요.

인간 정유민과 캐릭터 조은산 사이에서 가치관이 부딪히는 순간이 많았죠."
'빨간풍선' 정유민 "조은산이 제 동생이었으면 가만 안 뒀죠"
정유민은 사랑에 빠진 상대가 유부남이라는 상황과 나이 차이 등을 배제하고 오롯이 사랑이라는 순수한 감정에만 집중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은산이는 바람피우는 아빠를 보고 자라면서 '내 인생에 결혼은 없다'고 선언하지만,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는 사람일수록 내면이 취약한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은산이가 지남철과 사랑에 빠지게 되는 이유는 은산이가 그에게서 자신과 비슷한 순수한 모습을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빨간풍선' 정유민 "조은산이 제 동생이었으면 가만 안 뒀죠"
2012년 드라마 '홀리랜드'에서 단역으로 데뷔한 정유민은 수많은 작품에서 단역과 조연을 거치며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2015)에서는 성보라(류혜영)의 애인과 바람을 피우는 황희수 역을, '구르미 그린 달빛'(2016)에서는 명은공주의 궁녀 월희 역을 맡았다.

이 밖에도 드라마 '청춘시대', '이태원 클라쓰', '슬기로운 의사생활', '스물다섯 스물하나' 등에서 특별출연으로 얼굴을 비쳤다.

정유민은 "사람한테서 마음의 온도를 느낄 수 있다면, 신인 시절에 저는 가까이 다가오면 따뜻할 정도로 뜨거운 열정을 품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사가 없는 단역을 맡았을 때도 늘 절박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임했기 때문에 특별히 기억에 남는 작품을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도저히 대답을 못 하겠다"고 했다.

"묵묵히 걸어서 벌써 이만큼 걸어왔다는 발자취를 돌아보면 새삼 신기해요.

지나온 시간만큼 책임감도 강하게 생기는 것 같고, 더 잘하고 싶다는 욕심도 생겨요.

과거에 차곡차곡 쌓인 경험들이 단단한 기반이 될 것 같아요.

"
'빨간풍선' 정유민 "조은산이 제 동생이었으면 가만 안 뒀죠"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