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 덩치의 차이는 얼마나 빨리 성장하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으로 여겨져 왔는데 이를 흔드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오하이오대학과 외신 등에 따르면 뉴욕 '아델피대학'의 고고학자 마이크 데믹 부교수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수각류 화석의 뼈를 분석해 몸 크기와 성장률 간에 상관관계가 없다는 점을 밝힌 결과를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나무의 나이테처럼 동물이 성장하면서 뼈 안에 남긴 '피질성장자국'을 분석했다.
이 자국의 간격이 넓을수록 많이 성장해 성장률이 높았다는 점을 의미한다.
총 80여 종의 수각류 뼈에서 약 500개의 피질성장자국을 분석했는데, 성장률과 몸집 간에 어떤 상관관계도 파악되지 않았다고 한다.
데믹 부교수는 "일부 대형 공룡은 (성장률이 느린) 오늘날 악어보다 더 느린 성장률을 보였으며, 작은 공룡 중에서도 포유류만큼 아주 빠른 성장률을 보인 종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성장률이 빠른 대형 수각류의 대표 격인 티라노사우루스는 청년기에 몸집이 네 배로 불어나며 급성장하지만, 이보다 몸집이 더 커 15m에 달하는 스피노사우루스는 훨씬 더 느린 성장률을 보이는 것으로 제시됐다.
그는 "대부분의 동물이 그들의 조상보다 더 빨리 성장해 덩치가 커진 것으로 여겨져 왔는데, 이번 연구에서는 크거나 작은 동물이 길게 또는 짧게 성장한 결과일 가능성도 똑같이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면서 "동물이 성장률이 느려도 큰 덩치에 도달할 똑같은 가능성을 갖고 있다는 점을 아는 것은 놀랍고, 중요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성장 기간 대(對) 성장률의 변화는 새끼를 어떤 크기로 얼마나 낳을지부터 다른 동물의 먹이로 노출될 수 있는 위험과 수명 등에 이르기까지 많은 것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논문 공동 저자인 오하이오대학의 진화생물학자 패트릭 오코너 교수는 "방대한 육식공룡 화석을 대상으로 뼈의 성장과 몸집의 크기와 관련된 발달 메커니즘을 분석한 것은 처음"이라면서 "수각류 공룡에 초점을 맞췄지만, 그 결과는 대부분의 육상 동물에도 확대돼 과학자들이 다양한 동물을 진화시켜온 유전과 발달, 환경적 요소 간 상호작용을 구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