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갑 즈음에 '무사' 역할로 현장에 서고 싶다는 오랜 꿈 이뤘죠"
신현준 "'살수'는 가장 힘들었던 영화…종아리 근육도 파열"
"지금까지 영화를 촬영하면서 가장 힘들었어요.

그래도 꼭 해내고 싶었어요.

"
영화 '살수'는 배우 신현준에게 느지막이 찾아온 큰 도전이었다.

올해로 55세인 그에게 매 순간 격하고, 상대 배역과 연기를 맞춰야 하는 합이 많은 '칼잡이' 액션은 쉽지 않은 과제였다.

2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신현준은 '살수' 촬영과정을 이렇게 돌아보며 "처음부터 끝까지 액션이 많았고, 액션을 하더라도 70, 80명과 싸워야 했으니 촬영 들어가기 전 훈련 때부터 너무 힘들었다"고 떠올렸다.

그는 주인공 '이난' 역을 맡았다.

한때 조선 최고의 살수였지만 병마를 만나면서 몸은 예전 같지 않고, 정체를 숨기기도 쉽지 않은 상황에 놓인 검객이다.

"촬영 초반 종아리 근육이 파열되면서 항상 붕대를 감고, 파스 뿌리고 육체적으로 굉장히 힘들었던 영화였습니다.

힘든 걸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게 배우라고 생각했지만 이렇게까지 힘들 줄이야…그래도 해내야 했기에 선택을 했어요.

"
고된 촬영과정에도 '살수'는 그에게 나름대로 의미 있는 작품이 됐다.

신현준 "'살수'는 가장 힘들었던 영화…종아리 근육도 파열"
1990년 대학 재학시절 임권택 감독의 '장군의 아들'에서 하야시 역으로 영화계에 데뷔한 그는 환갑 즈음에는 무사(武士)로 나오는 작품으로 현장에 서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고 한다.

'살수'를 통해 오래전 간직해온 꿈을 이룬 셈이다.

"지난 10년간 연예가중계를 진행하면서 많은 해외 배우들의 인터뷰를 매주 보게 됐어요.

그러면서 목표가 생겼지요.

나도 뭔가 나이를 뛰어넘는 작품을 해보고 싶다고요.

합을 짤 때 보면 너무 멋있다는 생각이 강했던, 사실 저는 이번 작품에 만족합니다.

(웃음)"
그는 이 작품에서 오랜만에 '베드신' 연기에도 도전했다.

배우 심혜진과 호흡을 맞췄던 영화 '마리아와 여인숙'(1997) 이후 26년 만이다.

신현준은 아내와 함께 '살수' 시사회에 참석했는데, 영화가 끝나고서 "저 장면에서 베드신이 꼭 필요한 것이냐"는 반응이 아내에게서 나왔다고 했다.

"아직도 (아내를) 달래지 못했습니다.

지금까지도 따뜻한 밥을 먹지 못하고 있어요.

결혼 10년 차인데, (아내가) 진짜 화가 많이 난 거 같습니다.

(웃음)"
신현준은 이날 간담회에서 과거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천국의 계단' 촬영 당시를 비롯해, 자신이 해외 유명 축구선수인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와 생김새가 비슷해 생긴 일 등을 재치 있는 입담으로 풀어내기도 했다.

신현준 "'살수'는 가장 힘들었던 영화…종아리 근육도 파열"
신현준은 차기작으로 본격 코미디 영화인 '귀신경찰'을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어설프게 초능력을 갖게 된 사람들의 좌충우돌 스토리를 그린 작품이다.

오랜 친구인 정준호와 배우 김수미가 함께 했다.

그는 "가족이 함께 보기 좋은 영화"라며 추천했다.

14년간 강의를 해온 교수이기도 한 신현준은 선배 배우로서 후배 배우들이 일상에서 겪는 어려움을 의연하게 잘 헤쳐나가길 바란다는 뜻도 밝혔다.

"학교에서 어린 배우, 특히 여배우들이 댓글에 상처받고 극단 선택을 하는 것을 보면서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내가 조심을 해야겠다기보다는 '악플은 연예인이 가져가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히려 마음이 편해질 것 같습니다.

다시는 그런 선택을 하는 이들이 없기를 바랍니다.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