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황, 컷오프 이후 두 자릿수 지지율…결선 투표·캐스팅보트 등 역할론 주목
양강구도 균열 노리는 천하람·황교안, 金·安 때리기로 존재감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당권 레이스가 4자 구도로 압축되면서 선두권 김기현·안철수 후보를 추격하는 천하람·황교안 후보의 스퍼트에도 관심이 쏠린다.

아직은 김기현·안철수 양강 구도가 뚜렷하지만, 천하람·황교안 후보의 지지세는 향후 결선 투표 여부를 결정하고 '캐스팅보트' 역할 등 이번 전대 레이스의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10일 예비경선(컷오프) 이후 집계된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천·황 후보는 대체로 두 자릿수 지지율은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15일 국민리서치그룹·에이스리서치가 뉴시스 의뢰로 지난 11~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천6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층 484명(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5%포인트)의 차기 당 대표 적합도는 김기현(38.6%), 안철수(29.8%), 천하람(16.5%), 황교안(10.7%) 후보 순이었다.

가상 결선 투표에서는 김기현(49.1%), 안철수(42.0%) 후보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여론평판연구소(KOPRA)가 고성국TV 의뢰로 지난 11∼12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2천1명 가운데 국민의힘 지지층 861명(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3%포인트)을 대상으로 차기 당 대표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에서는 김기현(41%), 안철수(27%), 천하람(13%), 황교안(12%) 후보 순이었다.

이에 천·황 후보는 연일 선두권 후보를 집중적으로 견제하면서 존재감 드러내기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천 후보는 이날 KBS 라디오에서 김 후보를 겨냥해 "연대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없으신가"라고 하고 안 후보를 향해선 "'친윤 호소인' 내지는 '윤심 호소인' 해서는 앞으로 지지세가 빠질 일밖에 안 남았다"고 직격했다.

황 후보는 전날 부산 합동토론회에서 다른 후보를 일일이 거명하면서 "생명 건 단식 해 봤느냐. 신념을 지키기 위한 삭발 해 봤느냐. 선당후사를 위해서 험지에 출마 해 봤느냐"라면서 강성 보수 이미지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이에 대해 김기현·안철수 후보 측은 일단 별다른 대응 없이 상호 견제를 통한 선두 다툼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김 후보 측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우리로서는 천 후보를 괜히 띄워줄 필요도 없고 황 후보와 말을 섞을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존 양강 후보가 결선 투표를 치르는 시나리오를 가정할 경우 강한 비윤(비윤석열) 색채의 천 후보는 안 후보 쪽으로, 강성 보수 이미지의 황 후보는 김 후보와 엮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안 후보 측의 한 관계자는 "천 후보가 안 후보를 띄워주기도 하는 등 공감할 수 있는 주장도 있다"면서 "결선에 가면 다 포용할 수밖에 없다는 걸 염두에 둬야 한다"고 밝혔다.

여론 조사와 관련해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