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곡가 슈만의 아내이자 스스로 예술가의 삶을 살았던 클라라 슈만의 삶을 춤으로 그린 무용 '클라라 슈만'과, 실내악을 통해 심해어가 아름다운 붕새로 거듭나는 환상적 이야기를 그리는 음악극 '붕새의 꿈'도 관객과 만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2022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에 선정된 무용 '클라라 슈만', 오페라 '양철지붕', 연극 '미궁의 설계자', 연극 '견고딕-걸', 무용 '화이트', 음악극 '붕새의 꿈'을 오는 17일부터 서울 일대에서 공연한다고 8일 밝혔다.

서울 올림픽주경기장, 서울중앙지방법원 청사, 지하철 경복궁역 등을 설계하며 한국 현대 건축사의 가장 중요한 인물로 꼽히는 건축가 김수근이 국가 폭력의 공간인 남영동 대공분실을 설계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폭력의 시대에 지식인의 책무를 들여다본다.
작품을 연출한 안경모 연출은 8일 대학로 예술가의 집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간을 위한 건물을 짓는 건축가가 어떻게 인간을 파괴하는 건물을 설계하게 됐을까 하는 질문에서 출발한 작품"이라며 "과거의 인물을 쉽게 단죄하기보다는 인물들의 고민에 더 깊게 다가가 현재 우리가 어떻게 반성해야 할지 묻고자 했다"고 소개했다.
역설적으로 연극이 공연되는 아르코예술극장도 김수근이 직접 설계한 건물이다.
안 연출은 "아르코예술극장의 벽돌 질감을 보면 남영동 대공분실 건물과 거의 똑같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 섬찟함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클라라 슈만과 남편 로베르트 슈만, 작곡가 요하네스 브람스의 삼각관계를 중심으로 피아니스트이자 한 여성이었던 클라라 슈만의 이야기를 무대에서 선보인다.
제임스 전 안무가는 "클라라 슈만의 여인으로서 강인한 모습과 음악에 대한 사랑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전설 속 심해어 '곤이'가 거대한 붕새가 되어 날아오르는 과정을 실내악으로 표현한다.
이 외에도 1980년대 허름한 공사장 함바집을 배경으로 폭력의 굴레에서 벗어나고자 한 두 여인의 삶을 그린 창작 오페라 '양철지붕'이 17∼18일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에서 관객과 만나며, 살인자의 가족이라는 꼬리표에 자신을 숨기고 살아가는 한 인물의 이야기를 다룬 연극 '견고딕-걸'(17∼26일), 삶에서 느끼는 극단적 감정을 시각화한 무용 '화이트'(25∼26일)도 무대에 오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