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국 청주시의회 의장이 새해 예산안 처리와 관련, 더불어민주당이 일괄 제출한 상임위원장직 등의 사임서를 전격 수리해 여야 대립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28일 청주시의회에 따르면 국민의힘 소속 김 의장은 전날 저녁 이영신 도시건설위원장, 변은영 운영위원장 등 민주당 소속 상임위원장·부위원장 9명의 사임서를 수리했다.

청주시의장, 민주당 위원장직 사임서 수리…여야 갈등 증폭
시의회는 당사자들에게 "사임을 허가한다"는 김 의장 명의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김은숙 부의장의 사임서도 결재했는데 부의장 사임은 본회의 의결 사안이다.

이들 10명의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2월 22일 원포인트 임시회에서 여야 대립 사안이었던 옛 시청 본관 철거비가 포함된 기금운용계획안이 처리되자 "향후 의사일정을 거부하겠다"며 사임서를 냈다.

당시 국민의힘 의원 전원(21명)과 민주당 임정수 의원이 본회의장에 출석해 일사천리로 올해 예산안과 기금운용계획안을 처리했다.

시의회는 여야 동수(21석씩)인데 임 의원이 소신 등원하면서 의결정족수가 성립됐다.

민주당은 "김 의장이 여야 합의에 의한 기금 수정동의안 통과를 약속해 원포인트 임시회를 동의했는데 입장을 바꿔 야당을 기만하고 갈등의 기금운용계획안을 기만적으로 통과시켰다"고 반발했다.

김 의장은 그러나 "기금운용계획안을 2월까지 더 논의하자고 제안했음에도 민주당이 받아들이지 않고 본예산과 결부시켜 의회 파행을 초래했다"며 "사임서를 수리할지는 시간을 두고 고민하겠다"고 했었다.

국민의힘은 지난 26일 의원총회에서 민주당의 사임서 제출건은 의장의 결정에 맡기기로 의견을 모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장의 사임서 수리는 민주당이 제출한 '의장 불신임건'과 관련 있어 보인다.

임 의원을 제외한 민주당 의원 20명은 의회운영 업무추진비 부적절 사용, 제주도 의원연찬회 여행사 부적절 수의계약, 의원 전문성 강화 특강·정책토론회 불허 등을 사유로 들며 지난 16일 김 의장 불신임안을 사무국에 제출했다.

이 안건은 다음 달 13일 개회하는 제76회 임시회에서 표결에 부쳐질 것으로 보인다.

옛 시청 본관 철거 문제로 촉발된 여야 갈등이 올해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파행 처리, 의장 불신임안 제출, 민주당 사임서 수리로 이어지며 증폭되고 있어 의회의 앞날을 한치도 예측할 수 없게 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