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인 2016년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오른쪽)과 프란치스코 교황이 인사하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생전인 2016년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오른쪽)과 프란치스코 교황이 인사하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1일(이하 현지시간) 새해 첫 미사에서 전날 95세의 나이로 선종(善終)한 전임 베네딕토 16세 교황을 추모했다.

로이터·AP 통신 보도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주례한 신년 미사 강론을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을 위한 기도로 시작했다. 그는 “사랑하는 우리의 ‘명예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하느님에게 가는 길에 동행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정오 주일 삼종 기도에서도 베네딕토 전임 교황을 추모하고 묵념을 올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광장에 모인 사람들에게 “복음과 교회의 충실한 종(베네딕토 16세)을 선물해준 하느님에게 우리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감사하자”고 당부했다.

그는 이날 강론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희생자들을 떠올리며 “이들은 폭력과 무관심으로 인해 연말연시를 어둠과 추위, 굶주림, 두려움 속에서 보내야 했다. 지구가 비를 필요로 하는 것처럼 새해에는 희망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은 전날 바티칸시국 한 수도원에서 선종했다. 그는 생전인 2013년 건강상 이유를 들어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교황의 자진 사임은 가톨릭 역사상 약 600년 만일 정도로 이례적이었다.

후임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같은 베네딕토 16세의 결정에 대해 “용감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엔 스스로도 “(사임의) 문은 열려있다. 일반적인 선택지 가운데 하나”라고 언급한 바 있다.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장례 미사는 오는 5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직접 주례한다. 현직 교황이 전임 교황의 장례 미사를 주례하는 것은 수 세기 만에 처음. 교황청은 2일부터 사흘간 성 베드로 대성전에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시신을 안치하고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