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7인제 남자팀 주장 "안방서 월드컵 8강이 인기 비결"
亞 럭비대항전에 남녀 모두 출전…"고교, 대학 동아리도 활발"
"일본은 2019년 15인제 월드컵에서 8강에 올랐습니다.

"
일본 7인제 남자 대표팀의 주장 나카가와 가즈마는 11일 서울 구로구 베르누이 호텔에서 열린 2022 아시아 럭비 세븐스시리즈 2차 대회 미디어데이에서 자국 럭비 인기의 비결에 대한 취재진 질의에 이렇게 답했다.

럭비가 비인기 종목으로 분류되는 한국과 달리 일본의 럭비 인기는 뜨겁다.

지난달 29일 도쿄국립경기장에서 펼쳐진 뉴질랜드와 일본의 15인제 경기에서는 무려 6만5천석이 넘는 관중이 입장권을 구입해 좌석이 모두 동나기도 했다.

우리나라 축구 대표팀의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 수준의 럭비 열기를 보여준 것이다.

이 경기에서 일본은 결국 '세계 최강' 뉴질랜드에 무릎을 꿇었지만, 31-38까지 따라붙으며 선전했다.

오는 12∼13일 인천 남동 아시아드 럭비경기장에서 펼쳐지는 이번 대회에도 일본은 남자부와 여자부가 모두 출전한다.

반면 한국은 남자부에만 나선다.

가즈마는 "2019년 월드컵에서 일본의 선전을 국민들이 지켜보면서 인기가 오른 것 같다.

고등학교, 대학교에서 동아리 활동이 활발한 것도 요인 중 하나로 본다"고 설명했다.

일본에서 열린 2019 15인제 럭비 월드컵은 최초로 아시아에서 열린 대회로, 크게 흥행했다.

대한럭비협회에 따르면 당시 티켓만 172만장이나 팔렸고, 총 누적 시청자 수도 40억명가량으로 추산됐다.

더욱이 개최국 일본이 8강까지 진출하면서 럭비 강국으로 올라서는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된다.

일본은 이후 7·10·15인제 럭비를 주관하는 월드 럭비(WR) 랭킹도 10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아시아에서 일본(10위) 다음은 23위인 홍콩이고, 한국은 32위에 머물러 있다.

아직 15인제 월드컵에 나선 적이 없는 한국 럭비로서는 일본의 상황이 마냥 부러운 처지다.

한국 럭비는 국제 경쟁력이 떨어지는 '본류' 15인제 대신 공간을 넓게 쓸 수 있는 만큼 속도를 통해 경기를 풀 수 있는 7인제에 집중하고 있다.

체격 등에서 타 팀에 밀리는 한국 럭비지만, 최근 7인제에서는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

지난 9월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열린 '럭비 월드컵 세븐스 2022' 본선에 출전, 21년 만에 2승을 거둔 것이다.

그러나 7인제에서도 아시아 최강을 논할 처지는 아니다.

대표팀은 지난달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 세븐스시리즈 1차 대회를 홍콩, 일본에 이어 최종 3위로 마쳤다.

월드컵과 이번 아시아 세븐스시리즈까지 연이어 국제전 일정을 소화 중인 찰리 로우 감독은 국제무대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국제무대를 여러 차례 경험한 일본과 홍콩이 점차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함께 참석한 일본 7인제 여자팀 주장인 히라노 유메도 "여러 나라와 맞붙으면서 여기까지 경쟁력을 키울 수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재섭 럭비협회 부회장은 "럭비가 인기 스포츠가 되려면 일본처럼 저변이 넓어지는 게 중요하다"며 "지금까지 한국 럭비는 엘리트 스포츠로 발전했지만, 일본에서는 여성들까지 참여하는 생활체육으로 자립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동아리 등을 통해 럭비를 접한 일본 선수들은 나중에 선수가 되지 않더라도 심판, 행정가 등 방식으로 럭비 발전에 기여하게 된다"고 짚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