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공유 숙박업소 당일 숙박비 100만원…단속도 어려워
"광안리 주변 오피스텔 3천 호실 중 80~90% 공유 숙박업 운영"
최근 몇 년간 광안리 해변을 따라 우후죽순 생겨난 오피스텔 중 일부가 불법 공유 숙박업으로 물의를 빚는 가운데 이들 업소가 부산 불꽃축제를 맞아 하룻밤 100만원 안팎의 숙박비를 받으며 폭리를 취하고 있다.

27일 연합뉴스 취재진이 공유숙박업체 에어비앤비에 부산 불꽃축제가 열리는 다음 달 5일 광안리해수욕장 주변 공유 숙소를 검색하니 50만원에서 140만원의 숙박비로 다양한 객실 예약이 가능했다.

특히 광안대교가 보이는 2인 기준 원룸은 70만~100만원, 거실 1개·방 1개 구조 투룸은 100만~120만원 안팎으로 예약을 받고 있었다.

4인 입실 기준 호실은 이보다 가격이 높았다.

이 오피스텔들은 광안대교 조망 정도에 따라 월세가 60만~150만원 수준인데 불꽃축제 하루 만에 한 달 임대수익을 올리는 셈이다.

평소 에어비엔비에서 광안리 해변 앞 공유숙박은 하루 10만~30만원 수준에서 예약할 수 있다.

불꽃축제를 맞아 광안리 해변 앞 호텔들이 일찌감치 객실 예약을 마감하자 관리 사각지대에 있는 불법 오피스텔 공유숙소가 불꽃축제를 미끼로 천정부지로 가격을 올리는 것이다.

불꽃축제를 보기 위해 장소를 알아보고 있는 차모(38)씨는 "인파에 치이지 않고 편안하게 관람하고 싶어 예전에 한 번 예약해본 공유 숙소를 검색해봤지만, 불법 숙소에 100만원이란 돈을 지불하기 찝찝해 예약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관할 지자체는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수영구 관계자는 "일반 호텔들이 가격을 올리는 것도 막을 방법이 없는데 불법 에어비앤비의 경우 영업행위가 은밀히 이뤄져 단속이 더욱 어렵다"며 "특히 단속에 나서더라도 오피스텔 주인이 불법 투숙객에게 단속됐을 때 대처 방법 등까지 미리 일러두면서 현장 적발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수영구는 광안리 해변 주변에 최근 몇 년간 3천호실 가까운 오피스텔이 생겨났는데 이 중 80~90%가 공유 숙소로 운영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공중위생법상 숙박 영업을 하려면 30개 이상 호실을 갖춘 업체가 접객대와 소방안전 설비 등을 갖추고 관할 구청에 신고해야 한다.

오피스텔에서는 숙박 영업을 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광안리 주변 한 부동산 소장은 "불법 공유숙소를 운영하면 며칠이면 월세 수익을 버는데 굳이 교통이나 교육 환경이 좋지 않은 곳에 실거주하거나 전세나 월세로 돌리겠냐"면서 "매물을 묻는 사람 중에도 에어비엔비 가능 여부를 묻는 사람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